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손으로 얼굴을 만지고 있다. 홍인기 기자

윤석열 검찰청장이 ‘윤중천 접대 의혹’을 제기한 한겨레신문 보도에 대해 ‘1면 공식 사과’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한겨레는 “법대로 하자”며 물러설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윤 총장과 한겨레의 감정적인 골은 더 깊어지는 양상이다.

윤 총장은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한겨레의 11일 보도를 언급, “개인 차원이 아닌 검찰이라는 기관에 대한 문제”라며 “1면 공식 사과를 받아야겠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해당 고소가 부적절하다’는 일부 비판과 관련해서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언론 중 하나가 언론으로서 해야 하는 확인 없이 1면에 게재했다. 그에 상응하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해당 언론사가 취재 과정을 다 밝히고, 명예훼손 부분에 대해 사과한다고 공식적으로 같은 지면에 (게재) 해준다면 고소를 유지할지는 재고해보겠다”고 말했다. 해당 기사에 대한 반론이나 정정 차원을 넘어서 ‘사과 보도’를 요구한 것이다.

앞서 윤 총장은 대검찰청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이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본인을 자신의 별장에서 접대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면서도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보도한 한겨레 편집국장과 기자 등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했다.

윤 총장의 발언이 나온 직후 한겨레는 회사 차원에서 대응을 위해 논의를 했다. 언론계 내부에서는 사과 보도 수용 여부와 관련해 부정적인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해당 보도를 한 기자가 취재기자로서 이례적으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보도의 취지와 입장을 직접 밝힌 데다, 한겨레도 후속 보도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상황에서 사과를 전제로 한 제안을 수용하기 어려울 거라는 분석이었다. 오히려 언론중재법에 따라 정정보도에 대한 판단을 받을 수 있는 공식 절차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검찰 수장으로서 불쾌감을 직접 표시한 것은 사실관계를 가리는 일과 무관하게 언론 자유에 대한 위협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겨레 측은 이날 오후 4시 30분쯤 “윤석열 총장이 언론중재위원회 등 적절한 피해구제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서울 서부지검에 고소를 한 이상, 우리도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해 나갈 생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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