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반감갖는 건 일본이 열등해졌다는 증거" 주장… 국내 소비자 반응은 여전히 싸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이 지난 3일 인도 뉴델리에 처음으로 문을 연 유니클로 매장을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야나이 회장은 최근 아베 정부를 향해 일침을 가해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

일본 불매운동에 기름을 부었던 유니클로의 본사 패스트리테일링 야나이 다다시(柳井正ㆍ70) 회장이 “한국인의 반일 감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이대로 가면 일본은 망한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을 의식에서 나온 발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국내 반응은 싸늘하다.

야나이 회장은 경제지 닛케이비즈니스 14일자 기고문에서 “일본이 한국에 반감을 갖게 된 건 일본인이 열등해졌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이 한국을 적대시하는 게 이상하다. 본래 냉정했던 일본이 신경질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야나이 회장은 일본이 30년간 거의 성장하지 못해 선진국에서 중진국이 돼가고 있고, 이대로 가면 개발도상국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 소득이 늘지 않고 기업도 여전히 제조업 중심에 머물러 있다는 게 이유다. 또 아베 정권의 경제부양책 ‘아베노믹스’를 실패한 정책이라 평하며 “성공한 것은 주가뿐이다. 그 이외에 성공한 것이 무엇이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의 후퇴에 무감각한 자국민의 인식을 지적하기도 했다. 야나이 회장은 “서점에 가면 ‘일본이 최고’라는 책밖에 없어서 기분이 나빠진다”며 “‘일본이 최고였다’면 모를까, 지금 일본의 어디가 최고냐”라고 꼬집었다.

한국을 이해한다는 발언에도 국내 누리꾼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한국의 입장을 이해했다기보다 일본의 상황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몇몇 누리꾼은 “일본인이 열등해졌다”는 발언과 관련, 한국이 열등하다는 전제를 깔고 일본의 국가적 우월감을 드러냈다고 불쾌해했다. 1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국내 누리꾼들은 “일본이 한국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식이라…”(아****)“, “이제 와서 이해한다고 말하는데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피****)라고 말했다.

최근 유니클로 매장에 손님이 북적이고 있다는 보도와 맞물려 주춤해진 불매운동을 다시 일으키자는 독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리나라 의류업체에도 좋은 상품들이 많은데, 굳이 한국을 무시하는 유니클로를 선택하는 이유가 무엇일까”라며 “'애국'이 큰 게 아니다. 다른 선진국들을 보면 기본적으로 '국산품 애용'은 너무나 당연한 실생활”이라고 유니클로 불매를 독려하기도 했다.

야나이 회장의 발언은 일본 사회에서도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일본 누리꾼들은 “일본에 화풀이하지 말고 불매운동하는 한국에게 투덜대라”(匿*****), “야나이 회장이 태세전환이 빠르다. 언제부터 애국자가 됐나”(A****)라고 비꼬았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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