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전원회의에서 ‘합의 유보’ 결론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 안건 묶어 심사 의도인 듯
통신업계와 방송업계 사이의 굵직한 인수합병(M&A) 두 건에 대한 심사를 진행중인 공정거래위원회가 먼저 심사를 시작한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승인 여부에 대한 결론을 미뤘다. 심사 최종 단계인 전원회의까지 진행했지만 공정위 심판관들이 한 번의 논의만으로는 합의에 이르지 못할 정도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대형 M&A인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간 합병도 전원회의 논의를 앞두고 있는 만큼 두 심사에 대한 결론을 함께 내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17일 공정위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 전원회의를 열고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건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앞서 지난달 공정위가 ‘조건부 승인’ 취지로 심사보고서를 작성한 뒤 이 보고서에 대해 논의한 첫 회의에서다.
공정위가 결론에 이르지 못한 것은 유사한 M&A 건인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관련 심사보고서가 이달 초 상정돼 전원회의 논의를 앞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 건의 M&A 모두 통신사(LG유플러스, SK텔레콤)가 종합유선방송(SO) 사업자(CJ헬로, 티브로드)를 인수한다는 외형을 띠고 있으며, 방송 시장에서는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IPTV) 사업자(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와 SO 사업자의 결합 형태다. 유료 방송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지난해 말 기준 LG유플러스+CJ헬로가 24.54%,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가 23.92%로 큰 차이가 없다.
전날 회의에서도 이 점을 고려해 함께 논의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CJ헬로 기업결합건의 결정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건 심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공정위 관계자는 “유사한 사건을 심의한 이후에 다시 합의를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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