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검찰 아주 강력한 자정방안 내라” 데드라인 못박은 文대통령

알림

“검찰 아주 강력한 자정방안 내라” 데드라인 못박은 文대통령

입력
2019.10.17 04:40
수정
2019.10.17 06:54
1면
0 0

 김오수 법무차관 이성윤 검찰국장 청와대 호출 “감찰 방안 내라” 

 “이달 중에 완료” 시한까지 제시, 개혁 골든타임 잡겠다 강한 의지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법무부 김오수 차관과 이성윤 검찰국장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법무부 김오수 차관과 이성윤 검찰국장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검찰에 대한 강력한 감찰 방안을 마련해 직접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장관 공석 상태에서 이례적으로 법무부 차관과 검찰국장을 청와대로 불러 가진 면담 자리에서다. 검찰개혁 이슈를 직접 챙겨 개혁의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야 3개 교섭단체가 이날부터 논의를 시작한 사법개혁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압박하는 성격도 커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로 법무부 김오수 차관과 이성윤 감찰국장을 불러 “검찰 내에 아주 강력한 자기정화 기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들을 마련해 준비가 되면 직접 보고를 해 달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대검찰청 자체의 감찰 기능이 있고, 법무부에도 2차적 감찰 기능이 있는데, 지금까지 크게 실효성 있게 작동돼 왔던 것 같지 않다”며 이같이 주문했다.

아울러 “시급한 것은 조국 장관 사퇴 전에 발표한 검찰개혁 방안이 어떤 것은 장관 훈령으로, 어떤 것은 시행령으로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그 중에서는 이미 이뤄진 것도 있고 앞으로 해야 할 과제가 있다”며 “국무회의 의결까지 규정을 완결하는 절차를 적어도 10월 중에 다 끝내도록 해달라”고도 했다. 특히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서도 추가적인 방안들을 제시할 테고 검찰에서도 이런 저런 개혁 방안을 스스로 내놓을 수도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있다면 직접 저에게 보고도 해 주라”고 지시했다.

김오수 법무부 차관(가운데)이 1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현안 보고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성윤 검찰국장. 왼쪽은 김조원 민정수석. 청와대 제공
김오수 법무부 차관(가운데)이 1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현안 보고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성윤 검찰국장. 왼쪽은 김조원 민정수석. 청와대 제공

이날 면담은 오후 4시부터 48분간 진행됐다. 애초 예정에 없다가 문 대통령이 두 사람을 호출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특정 정책 이슈와 관련해 직접 보고를 지시한 것도 상당히 이례적이다. 지난달 30일 조국 당시 장관과 법무부 간부 등을 불러 검찰개혁 보고를 받는 장면을 공개했던 것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비록 조 전 장관이 사퇴했지만 대통령이 직접 검찰개혁을 챙기는 모습을 다시 연출한 것이다.

이는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자칫 검찰개혁의 동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의 표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당장 여야 3당은 이날 오후 사법개혁 패스트트랙 법안 논의를 위해 ‘3+3(각 당 원내대표 및 대표의원 1인)’ 형식으로 첫 회동을 가졌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청와대와 여당은 더불어민주당(128석)과 정의당(6석), 평화당(4석), 대안정치 소속 의원(9석), 여권 성향의 무소속 등을 포함하면 의결정족수(149석)을 넘길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선거제개편안과 연계 문제 등 변수가 만만치 않아 긴장을 놓지 않고 있다.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16일 오후 국회에서 공수처 설치법을 비롯한 검찰 개혁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각 당 의원 1명이 참석하는 '2+2+2'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권은희,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 자유한국당 나경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 연합뉴스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16일 오후 국회에서 공수처 설치법을 비롯한 검찰 개혁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각 당 의원 1명이 참석하는 '2+2+2'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권은희,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 자유한국당 나경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 연합뉴스

이날 3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두고서도 부딪혔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검찰을 대신해 대통령이 마음대로 하는 또 다른 사찰기구 만들려는 게 공수처”라며 “검찰의 힘이 세 기소권과 수사권을 분리하자면서 두 권한을 다 갖는 공수처라는 괴물을 탄생시키자는 민주당 주장은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야당이 말하는 검찰개혁으로 국민의 개혁 요구를 해소하기엔 부족하기 때문에 공수처 설치가 필요한 것”이라며 “남아 있는 검찰권력을 공수처와 분할해 서로 견제ㆍ균형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맞섰다. 다만 바른미래당 측은 선거제 개혁을 여야 합의에 따라 처리한다면 지난 4월 패스트트랙에 오른 자당과 민주당의 공수처 법안을 각각 표결에 부칠 의사도 있다는 입장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수사권 분리라는 대원칙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 검찰의 직접수사를 제한, 축소하는 방향에 기본적으로 동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인영 원내대표는 야당이 검찰 수사지휘권을 사실상 유지하려 한다며 “검찰의 직접수사 영역을 축소한다는 것으로 상당 부분 수사권 조정에 대한 이견이 해소됐다고 하는 것은 성급한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여야는 오는 23일 2차 ‘3+3’ 회동을 열어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같은 날 원내대표를 제외한 3당 실무 의원은 별도로 만나 검찰개혁안에 대한 세부 조율을 이어간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