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 사태를 빚은 우리은행이 16일부터 초고위험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독일 금리 DLF의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고객중심 자산관리 혁신방안’을 16일 발표했다. 우리은행은 또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 결정을 존중하고 조속한 배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상품선정, 판매, 사후관리 전 과정에 걸쳐 영업체계를 혁신하고, 인프라와 영업문화, 핵심성과지표(KPI)를 고객중심으로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우선 상품선정위원회에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켜 원금손실형 상품 등을 판매하기 전 검증절차를 거친다. 종전에는 위원회에 은행 내부인사만 참여했지만,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출신 인사들을 영입해 좀더 꼼꼼히 상품 구조를 들여다 보겠다는 취지다.
자산관리체계가 정비될 때까지 초고위험상품 판매는 잠정 중단키로 했다. 각종 DLF는 물론, 주가연계펀드(ELF), 공모펀드 중 금리ㆍ원자재 기초자산의 파생형 구조화펀드 등 상품도 포함된다.
우리은행은 고객의 자기결정권을 높이는 차원에서, ‘투자 숙려제도’와 ‘고객 철회제도’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 투자 숙려제도는 가입 신청 마감일 2영업일 전에 신청 접수를 종료한 뒤에 마감일까지 실제 투자를 할 것인지 숙고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 이 제도는 사모펀드 가입 때 65세 이상 고령투자자에게만 적용되지만, 향후 전 고객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고객 철회제도는 상품 가입 후 15영업일 이내에 고객의 이의 제기나 불완전판매가 확인되면 고객이 중도환매수수료 등 손해를 보지 않고 가입을 철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울러 프라이빗뱅커(PB) 평가에서 자격증이나 경력뿐 아니라 고객이나 동료ㆍ상사 등의 정성평가를 가미한 PB 검증제도를 신설하고, 특정 고위험상품은 검증된 PB나 PB센터에서만 판매하도록 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또 투자상품의 손실 개연성을 고객에게 충분히 안내하기 위해 투자설명서나 약관 등의 서류에 고객이 이해하기 쉬운 용어와 그림ㆍ표를 활용하고, 4분기 직원 대상 핵심성과지표(KPI) 평가에서 자산관리상품 관련 내용을 제외하는 등 외형실적 위주의 평가방식을 고객 중심으로 바꾸기로 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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