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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그 사람의 상처를 위로하고 싶다” 조국 위로 글

입력
2019.10.1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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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장관 보며 내 지난 처지를 비교하지 않을 수 없어”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16일 페이스북에 조국 전 장관을 위로하는 글을 남겼다. 페이스북 캡처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16일 페이스북에 조국 전 장관을 위로하는 글을 남겼다. 페이스북 캡처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법무부 장관직을 내려 놓은 조국 전 장관에게 위로를 전했다.

탁 자문위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으로 “감히 비할 수 없는 크기였겠지만 조국 장관을 보며 내 지난 처지를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그들은 내 지난 삶의 한 부분을 도려내어 그것이 나라고 흔들어 대며 온갖 저주와 혐오를 퍼부었다. 그 저주와 혐오는 ‘그래 내가 십 수년 전에 했었다’는 혐오에 감히 비할 바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탁 자문위원은 “그들은 근엄하게, 천박하게, 그리고 아주 비겁하게 나를 때렸다”며 “나는 사과했지만, 이미 수년 전부터 해왔지만 애초에 사과는 중요하지 않았다. 결국 그들이 요구하던 나의 사과는 사퇴를 끌어내는 과정에 불과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일 밤 끝없이 변명하고 싶었다.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당신들이 공격하는 나의 과거에는 어떤 맥락이 있었다고, 일부는 사실이 아니고 일부는 생략되거나 과장되었다고. 그러나 저열한 기자들의 편집된 문장들과 기사들에 대해 항의하는 것은 무의미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렇게 나는 누군가의 흥밋거리였고, 씹기 좋은 안줏거리였고, 반드시 꺾여야 하는 무엇이었고, 쓰러져야만 하는 대상이었다”며 “어떤 자들은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어떤 자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하여, 어떤 자들은 시기와 질투로, 그리고 또 어떤 자들은 그냥 내가 싫어서”라고 적었다.

앞서 탁 자문위원은 자신의 저서 ‘남자 마음 설명서’ 등에서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것은 남자 입장에선 테러를 당하는 기분’, ‘파인 상의를 입고 허리를 숙일 때 가슴을 가리는 여자는 그러지 않는 편이 좋다’ 등 표현을 써 여성혐오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8일 오후 과천정부청사에서 검찰개혁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8일 오후 과천정부청사에서 검찰개혁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탁 자문위원은 글에서 조 전 장관을 언급하며 “이제 나는 그 사람의 상처를 위로하고 싶다. 오랜 시간 위로하고 싶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이제 조국은 조국 장관에서 조국 교수로 돌아갔다”며 “이 사실이 누구에게는 정치적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정파적으로 얼마나 대단한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를 상징으로만 보는 야만의 시대가 여전할 것이라면 나는 절망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국은 그 무엇보다 먼저, 조국이라는 사람”이라며 “이것이 그의 쓸모와 쓰임 보다 먼저이고 그의 상징과 위상보다 중요하다. 나는 사람들에게 도구로서의 그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그를 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탁 자문위원은 “’인간적으로는 안타깝지만’이라는 말은 비인간적이고, 결국 비인격적인 비난을 끌고 오기 위한 전제일 뿐이다.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당신도 그러하길 바란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지난 14일 조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직에 공식 임명된 지 35일 만에 전격 사퇴했다. 조 전 장관은 사퇴의 변을 통해 “저는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하다.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러웠다. 그렇지만 검찰개혁을 응원하는 수많은 시민의 뜻과 마음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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