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6일 이낙연 국무총리의 일본 방문(22일)을 앞두고 양국 간 대화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자민당 소속 마쓰카와 루이(松川るい) 참의원 의원으로부터 나온 한일관계에 대한 대응을 묻는 질문에 “우리(일본)는 대화를 항상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우리는 그런 기회를 닫을 생각이 전혀 없고, 우선 나라와 나라의 관계를 중시함으로써 한일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돌리는 계기를 만들 것을 요구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이며 북한 문제를 비롯해 한일 또는 한미일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한일관계의 근간을 이루는 한일 청구권 협정의 위반 상태를 방치하는 등 신뢰 관계를 해치는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지난 4일 소집된 임시국회에서 밝힌 소신표명연설의 내용과 일치한다. 다만 한일 대화를 거론한 것은 오는 22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의식 참석을 위해 2박 3일 동안 일본을 방문하는 점을 염두에 둔 메시지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이 총리의 방일을 계기로 15분 정도의 단시간 회담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유엔 총회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일 정상회담 이후 1년여 만에 한일 정상급 회담이라는 점에서 관계 개선을 위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양국 간 기조 변화는 크게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이낙연 총리와 아베 총리의 회담은 23일 또는 24일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일본 교도통신은 복수의 한일 양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아베 총리와 지일파로 알려진 한국 정부의 ‘넘버2’의 회담을 통해 한일 갈등의 격화를 막을 실마리를 찾을 의향을 갖고 있다”며 이렇게 보도했다.
한편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장관은 내년 도쿄(東京)하계올림픽ㆍ패럴림픽 때 욱일기(旭日旗)의 경기장 반입을 금지해야 한다는 한국 등의 주장에 대해 “(욱일기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며 “게시하는 것이 정치적 선전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