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수처 빼면 앙꼬 없는 진빵”… 한국당 “장기집권 의도” 강력 반대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 이후 검찰개혁 입법화를 둘러싼 여야의 대치로 정국이 다시 얼어붙고 있다. 더불어민주당ㆍ자유한국당ㆍ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은 16일 ‘2+2+2 회의’(각당 원내대표와 의원 1명으로 구성)를 열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오른 검찰개혁 법안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만, 협상 전망은 어둡다. 속도전을 공언한 민주당과 제동을 걸겠다고 벼르는 두 야당이 맞서는 모양새다.

여야가 정면으로 부딪히는 대목은 정부 검찰개혁안의 요체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이다. 공수처 제동을 ‘포스트 조국 정국’의 대여 투쟁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 한국당의 방침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15일 국정감사 중간점검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장기 집권 사령부 격인 공수처는 절대 불가하다”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조국 사퇴로 만족하지 않고 공수처 등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까지 달성하겠다면서 “10월 항쟁의 시작”이라고 선언했다. 다만 한국당은 검찰개혁의 다른 축인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두고는 협상의 여지를 뒀다. 검찰개혁 찬성 여론이 높은 만큼 ‘무조건, 전부 반대’하는 태도를 취했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에서다.

바른미래당은 공수처 자체에 반대하진 않지만, 여당의 ‘검찰개혁 우선 추진’ 기조에는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4월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우선 처리하기로 한 여야 4당(한국당 제외) 합의부터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 바른미래당의 요구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감대책회의에서 “여야 합의를 깨고 검찰개혁 법안부터 처리하자는 민주당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낸 공수처법안을 두고도 “검찰이 밉다고 검찰 권한을 공수처에 부여하고 대통령이 공수처장부터 수사관까지 모조리 임명하는 안은 1980년대 청와대 직속 공안검찰을 부활 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공수처 입법을 양보할 수 없다며 고삐를 죄고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ㆍ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하늘이 두 쪽이 나도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며 “공수처를 뺀 검찰개혁은 앙꼬 없는 찐빵”이라고 역설했다. 민주당은 이달 29일 이후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과 공수처 설치법의 국회 본회의 상정을 목표로 잡고, 야당을 압박하기보다는 일단 설득하기로 했다. 민주평화당 등 야당의 선거법 우선 처리 합의 이행 요구를 무작정 외면했다간 본회의 표 대결에서 낭패를 볼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는 15일 검찰 인지부서인 특별수사부를 7개청에서 서울ㆍ대구ㆍ광주 3곳에만 남기는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특수부’ 명칭은 ‘반부패수사부’로 바뀐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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