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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경심 측 “백지 공소장으론 재판 못 한다” 방어전선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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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경심 측 “백지 공소장으론 재판 못 한다” 방어전선 강화

입력
2019.10.15 13:39
수정
2019.10.16 00:3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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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록 열람 못해” 18일 예정 표창장 위조 재판 연기 요청

변호인은 검찰 공소장 문제 제기 “혐의 사실도 특정 안 돼”

지난달 6일 열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 의원이 조 전 장관 딸이 받은 동양대 표창장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6일 열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 의원이 조 전 장관 딸이 받은 동양대 표창장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 측이 3일 앞으로 다가온 표창장 위조 재판과 관련해 “검찰이 ‘백지 공소장’을 제출해 재판 절차를 수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 장관이 14일 전격 사퇴를 선언한 뒤 정 교수 측이 방어 전선을 더욱 강화하는 모양새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조 전 장관의 사퇴 직후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18일로 예정돼 있는 표창장 위조 사건 공판진행과 관련해 법원에 추가 의견서를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관련 수사기록을 열람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공소 제기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공판준비기일 전에는 향후 공판이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검찰과 피고인 측 변호인이 증거를 미리 수집하고 정리해며 피고인 측에서도 검찰이 공소사실을 주장하기 위해 정리한 증거 목록을 열람하고 복사해야 하는데 검찰이 이를 저지해 방어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게 정 교수 측 주장이다.

앞서 정 교수 측은 지난 8일 수사기록을 열람할 수 없어 방어권 행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공판준비기일을 늦춰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은 정 교수 측이 의견서를 제출한 8일 정 교수의 수사 기록에 대한 열람·등사를 불허해 달라는 의견서를 냈다. 검찰 관계자는 “표창장 위조의 공범을 계속 수사하고 있기 때문에 의견서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 측은 검찰의 공소 사실도 문제 삼고 있다. 지난달 6일 사문서위조 공소시효가 완성되기 전 제출된 2페이지 분량의 공소장을 보면 약 1페이지가량의 공소사실이 적혀 있다. 정 교수가 성명불상자 등과 공모해 표창장 발급 날짜인 2012년 9월 7일 딸 조모(28)씨의 대학원 진학 등에 행사할 목적으로 권한 없이 동양대 총장 표창장 양식과 유사하게 표창장을 기재하고, 최성해 동양대 총장 직인을 임의로 날인했다는 내용이다. 정 교수 측은 피의자 소환 조사 등 수사를 통해 혐의 사실이 특정되지 않게 쓰여진 공소장은 ‘백지 공소장’이나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정 교수 변호인은 “사실상 공소시효를 넘기지 않게 써둔 공소사실이 없는 공소장”이라면서 “피고인 측이 아니라 검찰에서 공판준비기일을 연기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현관에서 취재진이 조 전 장관 일가 관련 수사를 취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현관에서 취재진이 조 전 장관 일가 관련 수사를 취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정 교수 측은 건강 문제를 이유로도 공판기일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14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던 정 교수는 돌연 건강 상태 악화를 이유로 조사 중단을 요청하고 서울 모처의 병원으로 돌아갔다. 정 교수는 그간 입원한 상태에서 5차례 조사를 받았는데, 며칠 전 뇌경색과 뇌종양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수가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할 경우 피고인이 공개된 법정에 출석해야 하는 재판은 물론이고, 향후 사문서 위조 외 다른 혐의에 대한 수사도 사실상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 역시 정 교수 측이 공판준비기일 연기를 요청함에 따라 법원의 결정에 주목하고 있다. 수사의 진척 상황과 법원 결정에 따라 공소장 변경 여부 등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사문서 위조에 대한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고 피고인 측에서도 이에 대한 수사 기록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재판 절차가 시작되기 어려운 상황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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