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60개국 150여개 도시 여행한 이동학 전 다준다연구소 소장

2년여간 60개국, 150개 도시를 여행한 이동학씨는 “지금 전 세계 국가가 공통적으로 처한 문제는 고령화와 저출산, 도시화, 기후변화와 난민으로 대표되는 이주”라고 말했다. 서재훈 기자

레크리에이션 강사, 프리랜서 진행자, 월드비전 홍보대사, 다준다연구소 소장,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혁신위원. 정치판에서 ‘젊은 피’로 불리는 이동학(37)씨가 거친 다양한 직함이다. 생계를 위해 각종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열린우리당 창당 대회에서 의자를 옮겼고, 그 자리에서 정당에 입당해 정치판에 발을 들였다. 재작년 돌연 ‘지구촌장’이란 직함을 스스로 만들어 세계여행에 나섰고 2년만인 지난달 귀국해 강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여행에서 듣고 본 소식을 알리고 있다. 강연 이름은 ‘우물 밖을 나가보니’.

최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일보사에서 만난 이씨는 “전 세계 흐름이 어떻게 바뀌는지 제 눈으로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2012년에 창립한 다준다연구소는 ‘다음 세상을 준비하는 다른 연구소’의 준말인데 이때 고민의 연장선상인거죠. 다음 시대를 준비하려면 사회를 바꿔야 하는데, 어떻게 바꿀건가. 국가를 넘어 전지구적 관점에서 ‘글로벌 공동체’를 살펴보자는 결론이 나온 거죠.”

30대 초반 몇 차례 “짐 다 쌌다가 푼 적” 있을 정도로 세계여행을 구체적으로 준비한 적 있어서 마음먹고 두 달 만에 ‘코스’는 다 정했다. 이씨는 “애초에는 당시 관심이 많았던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주제로 국내 모범사례로 자주 거론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를 돌아보고 통계가 말하는 함의, 그 뒤에 국민이 감당하는 것들을 검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데 이들 국가가 대부분 유럽, 북아메리카에 몰려있어 ‘전 세계’ 모습을 조망하기는 어려웠고, 계획을 수정해 타산지석 삼을 만한 나라와 도시도 포함시켰다. 2017년 8월 16일 일본을 시작으로 60개국, 150개 도시로 떠나는 2년여 여행이 시작됐다.

2년간 60개국 150개 도시 여행마치고 돌아온 이동학 전 다준다연구소장. 서재훈 기자

문제는 비용. 이씨는 “여행 초반, 수중에 딱 300만원 있었다”면서 “기업이나 재단 후원 없이 무작정 떠났고 제 소식을 들은 개인들이 십시일반으로 후원금을 보내줬다. 가끔 여행소식을 SNS에 올렸는데 이걸 읽고 구독료라고 5만원, 10만원씩 보내주는 분들이 계셨다”고 말했다. 이렇게 받은 후원금이 2,000만원에 달했다.

두 번째 문제는 부족한 외국어 실력. 이씨는 스스로 “5세 수준인 영어회화실력이 여행 끝날 무렵에는 6세 수준 정도 됐다”면서 “박수를 치거나 크게 칭찬하는 등 과도한 리액션을 보이면 설명을 길게 해줬다. 질문은 영어로 미리 준비했고, 녹음해 반복해 들으며 인터뷰를 풀었다”고 팁을 소개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를 통해서 전문가를 소개 받거나, 직접 이메일을 쓰거나, 현장에서 섭외해서 각 도시의 정책 담당자, 정치가, 활동가, 시민들을 만났다. 이들을 만나며 고령화 외에 스마트시티, 난민과 이주, 기후변화 등 새 화두에도 관심이 생겼다.

2년여 여행에서 이씨가 얻은 결론은 “선진국, 후진국 모두 나름의 장점과 한계를 갖고 있다”는 현실과 “전 세계의 변화에서 자유로울 나라는 없다”는 점이다. “고령화 문제가 난민, 이민자 문제와도 맞물리죠. 스웨덴, 칠레 같은 나라가 사회적 갈등을 감수하고 난민을 받는 이유가 경제인구 감소로 인한 불가피한 면 때문인 것처럼. 이때 그 사회가 어떤 포용력과 대안을 보여주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캐나다는 범죄자의 이름을 발표하지 않아요. 이름에 인종, 출신이 담겨있으니 범죄가 혐오로 이어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죠.”

이씨는 조만간 여행기를 단행본으로 쓸 예정이다. 여행에서 영감을 받아 ‘친환경 스타트업’ 회사도 구상했다. 그는 “각 도시가 처한 문제와 대처방식을 살펴보면 우리사회가 처한 문제의 해결방안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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