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반(反) 트럼프 인사로 꼽히는 배우 로버트 드 니로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향해 “괴물”이라며 또다시 격한 비난을 내놓았다. 13일(현지시간) 영국영화협회(BFI)의 런던 영화제에 참석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괴물”이라며 “다만 그는 너무 멍청해서 자신이 괴물인지도 모른다”고 평가했다.
14일 영국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마틴 스코세이지의 신작 ‘더 아이리시맨’(The Irishman)에 출연한 드 니로는 이날 시사회를 위해 런던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유명한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이라는 표현을 언급한 적이 있다”면서 “그런데 그는 너무 멍청하다. 본인이 그 악마인지도 모른다”며 비판했다.
이어 드 니로는 “그(트럼프 대통령)는 악마가 자신의 주변에 와서 그를 이용하도록 내버려 둔다”면서 “스스로가 악한 일을 일으키지는 않았을 수도 있으나, 그는 악행을 허용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을 없애지 않으면 우리에게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도 말했다.
드 니로는 그간 공개 석상에서 수차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해왔다. 지난달 29일에도 그는 미 CNN 방송의 ‘릴라이어블 소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갱스터’(깡패)라고 부르고 탄핵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면서 미 민주당의 탄핵 조사 개시를 지지했다. 이에 앞서 한 연예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드 니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었다.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됐다”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 브라이언 스텔터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 (공화당 성향의) 폭스 방송 사람들이 당신을 쫓아온다”고 답하자, 드 니로는 “엿 먹어, 엿 먹으라 그래”(Fxxx them, Fxxx them)라고 반응했다. 다만 그는 곧바로 자신의 욕설을 사과했다.
드 니로는 지난해 6월에도 생중계되고 있던 토니상 시상식에서 수상자 발표를 위해 무대에 올랐다가, 갑자기 “트럼프 엿 먹어라”(Fxxx Trump)라고 두 차례 욕설을 내뱉는 등 논란을 일으켰다. 또 지난 4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백악관에 있는 워너비 갱스터(wannabe gangster·깡패가 되고 싶어서 그 행동을 따라 하는 사람)”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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