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복도 패션이 되고 있다. 여성복 브랜드 ‘앤클라인’은 블라우스처럼 입는 ‘레이스 이너 블라우스’(왼쪽)를 출시했고, SPA(제조∙유통 일괄방식) 브랜드 ‘스파오’와 ‘유니클로’는 각각 ‘웜테크’(가운데)와 ‘히트텍 오리지널’(오른쪽)을 선보였다. 각 브랜드 제공

보이지 않게 꽁꽁 숨겨 입던 ‘내복’이 패션으로 진화하고 있다. 옷 안에 입은 빨간색 내복이 삐져나올까 걱정하던 시절은 가고, 손목 부분에 일부러 드러내거나 아예 단독으로 착용하는 스타일이 유행할 전망이다.

1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 내의 시장 규모는 2조원대로 3년여 만에 시장이 2배 이상 커졌다. 속옷 업체뿐만 아니라 패션 브랜드, SPA(제조∙유통 일괄방식) 브랜드, 스포츠 브랜드 등까지 시장에 진출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무한 경쟁은 내복의 다양화를 이끌며 색상과 디자인을 바꿨고, 일상복처럼 입는 내복이 패션 아이템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내복이란 단어도 함께 변화했다. ‘유니클로’의 ‘히트텍’을 시작으로 국내에선 ‘발열내의’, ‘웜테크’, ‘온에어’ 등으로 이름이 바뀌어 겨울 필수 아이템이 됐다. 히트텍은 전 세계 누적(2017년 기준) 10억장의 판매고를 올려 국내 내의 시장 성장의 불씨를 지폈다.

여성복 브랜드 ‘크로커다일레이디’가 출시한 발열 티셔츠 ‘웜리프레쉬’ 시리즈. 크로커다일레이디 제공
내복, 블라우스와 발열 티셔츠로 탈바꿈

여성복 브랜드들은 내복의 패션화를 이끌고 있다. 내복을 스커트와 매치해 블라우스처럼 입거나, 두꺼운 외투 안에 가볍게 연출하는 발열 티셔츠로 변화를 시도했다.

패션 브랜드 ‘앤클라인’은 내복에 레이스를 적용해 정장스타일의 블라우스를 내놓았다. ‘레이스 이너 블라우스’는 앤클라인의 속옷 신상품이지만 단순히 안에 입는 옷이 아니라 패셔너블한 일상복으로 활용할 수 있다. 어깨와 팔 부분을 레이스로 연결해 여성미를 강조하면서 감각적인 멋을 살렸다. 발열 소재인 효성의 ‘에어로웜’을 사용해 보온성을 높였다.

내복은 발열 티셔츠로도 변신했다. 여성복 브랜드 ‘크로커다일레이디’는 발열 티셔츠 ‘웜리프레쉬’ 시리즈를 선보였다. 웜리프레쉬는 이 회사가 자체 개발한 기능성 소재로, 몸의 열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몸에서 발생하는 수분을 흡수, 건조시키는 기능을 담았다. 김준영 크로커다일레이디 상품기획본부장은 “올 가을 이른 추위에 대비한 보온 기능성 의류에 대한 관심이 지난해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유니클로의 ‘히트텍 오리지널’은 속옷이 아닌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스타일의 영역을 넓혔다. 유니클로 제공
‘히트텍’, 내복 아닌 패션아이템으로

내복의 개념을 바꾼 것으로 평가받는 유니클로의 히트텍은 올 하반기 색상, 디자인,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세 가지 라인업으로 구성했다. 기존 히트텍인 ‘히트텍 오리지널’ 외에 히트텍보다 1.5배 따뜻한 ‘히트텍 엑스트라 웜’, 2.25배 더 따뜻한 ‘히트텍 울트라 웜’ 등을 새로 내놓았다.

‘히트텍 오리지널’도 변화했다. 블랙과 화이트 등 기본 색상 외에 레드, 핑크, 블루, 옐로 등 총 21개의 색감과 패턴을 가미해 소비자들이 속옷이 아닌 패션 아이템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변화는 스타일의 영역을 넓혔다. 얇지만 따뜻하기 때문에 일상복처럼 한 장만 입거나 패딩 등 겉옷과 겹쳐(레이어링)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목둘레가 올라온 ‘터틀넥’ 티셔츠처럼 디자인을 다양화한 점도 특징이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겨울에만 입는 내의가 아니라 일교차가 큰 간절기에도 일상복으로 활용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히트텍을 한 단계 발전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SPA브랜드 ‘스파오’도 내의 ‘웜테크’ 발주량을 전년 대비 2.5배로 늘리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웜테크 역시 단독으로 입는 터틀넥 등 디자인에 변화를 줬다. 중장년층을 겨냥해 누구나 입을 수 있는 내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SPA브랜드의 한 관계자는 “기능성 내의가 색상ㆍ디자인의 다양화로 속옷이 아닌 일상복의 개념으로 변하고 있다”며 “소매가 긴 내의를 티셔츠처럼 입고, 경량 패딩 조끼나 재킷을 더하는 깔끔한 스타일이 유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