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 직원들이 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경기지사에서 수해를 대비해 긴급구호물자를 점검 및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혈액 확보를 위해 헌혈한 공무원에게 휴무를 주는 ‘헌혈 공가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공공기관의 무관심으로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혈액사업을 도맡아 하는 대한적십자사마저 헌혈 공가제를 외면하고 있었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장정숙 의원(대안정치연대)에 따르면 헌혈 공가제를 도입한 공공기관(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 포함)은 전체 306곳 중 33%인 100곳에 불과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산하기관 도입률도 52%에 그쳤다. 공정거래위, 문화재청, 원자력안전위, 인사혁신처, 통일부 산하기관 도입률은 0%였다.

복지부는 2016년 헌혈을 독려하기 위해 공가제를 공기업 직원에게도 확대 적용하는 내용의 ‘국가혈액사업 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웠다. 또 ‘헌혈 당일 반차’에서 ‘당사자가 필요한 기간’으로 개선했다. 공가 사용은 혈액관리법과 국가공무원법 복무규정에 보장하고 있다. 복지부는 10월에 혈액보유량이 감소하는 점을 고려해 지난달 각 공공기관에 헌혈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복지부의 노력과 달리 산하기관이자 혈액 관리 기관인 적십자사는 헌혈 공가제를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담당기관마저 헌혈 독려 제도를 외면한 셈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조남선 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장은 8월 헌혈 공가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한 바 있다.

공공기관의 외면 속에 헌혈 인구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15년 308만명이었던 헌혈 인구는 2018년 288만명으로 줄었다. 헌혈률은 6.1%에서 5.6%로 떨어졌다.

혈액수급의 척도인 ‘적혈구제제 보유일수’도 감소 추세다. 적십자사의 적혈구제제 ‘5일 이상’ 보유일수는 2014년 306일에서 2018년 97일로 줄었다. 적혈구제제 보유일수는 국가 재난관리 항목으로, 5일 미만일 경우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라 조치를 취해야 한다.

장 의원은 “복지부는 공공부문의 헌혈 공가제의 실효성 있는 확대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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