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비서관’ 천영식, ‘박근혜 청와대 기록’ 담은 
 ‘천영식의 증언-박근혜 시대 그리고 내일’ 출간 
 “미완의 박근혜 시대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인가” 질문 
2011년 10월 26일 서울 동작구 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32주년 추도식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박지만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박근혜 정부 마지막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낸 천영식 KBS 이사가 최근 박 전 대통령 탄핵 전후의 청와대 내부 이야기를 담은 책 ‘천영식의 증언-박근혜 시대 그리고 내일’을 펴냈다.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한 이들 상당수가 수감되거나 탄핵 여파로 은둔하는 탓에 이번 책은 청와대 참모가 쓴 첫 번째 ‘박근혜 정부’에 관한 기록물이기도 하다. 그간 공개되지 않은 박 전 대통령의 비화와 함께 ‘헌정 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 사태’를 막지 못한 참모의 자성도 담겼다. 천 이사는 “미완의 박근혜 시대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인가가 이 책에 흐르는 문제의식”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대목도 제시했다.

문화일보 기자 출신인 천 이사는 3년간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하며 목격한 비화 중 일부를 풀어놨다. 박 전 대통령이 동생 박지만 EG회장과 비공개로 만난 것이 대표적이다. 박 전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지만이가 청와대를 왕래했다면 주변 사람들이 사기치고 잘못됐을 수 있었을 것이다. 보고 싶어도 참았고 관저에서 떳떳하게 생활하고 임기 끝날 때까지 참아보자고 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 재임 중 남매는 실제로 단 한차례 만났다고 한다. 천 이사는 “대통령은 2014년 둘째 조카가 태어났을 때 과일바구니를 직접 들고 지만의 집을 찾았고 이것이 재임 중에 이뤄진 유일한 만남이었다”며 “괜히 부풀려질 소지도 있기에 외부에 알리지 못하게 했다”고 전했다.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에서 파면 결정을 받은 직후 박 전 대통령이 조대환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확인 전화를 한 사실, 청와대 참모들 중 윤전추 전 행정관을 가장 먼저 만나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물은 사실도 공개했다.

천 이사는 전직 청와대 참모로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 대한 조언도 덧붙였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초대 정무수석에 외교관 출신인 박준우 전 세종연구소 이사장을 기용한 사실을 거론하며 “박근혜 정부는 정무의 힘을 빼는데 주력했다. 정무의 힘이 약화되면 국회의 힘도 약화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정무의 힘만 약화되는 결과로 나타났다”고 돌아봤다. 국회, 특히 야당과의 협치에 실패한 탓에 탄핵 표결을 막지 못해 비극적 결말을 맞이했다는 것이다.

천 이사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국가를 위한다면 국회를 진영으로 분열시킬 것이 아니라 국회에 협치 공간을 더 열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국 대전’으로 여의도 정치가 실종됐다는 비판을 받는 때일수록 청와대가 야당을 자극하기 보다는 정무 기능을 보완해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천영식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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