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검찰개혁 절실함 공감 일으켜…사회가 큰 진통 겪은 덴 송구”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조국 법무부 장관이 사의를 표한 것과 관련해 “검찰개혁에 대한 조국 장관의 뜨거운 의지와 이를 위해 온갖 어려움을 견디는 자세는 많은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검찰개혁의 절실함에 대한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다만 조 장관 일가와 관련한 검찰 수사 등으로 “우리 사회는 큰 진통을 겪었다”며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대통령으로써 국민들께 매우 송구스런 마음”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ㆍ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조국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환성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 개혁을 희망했다”며 “꿈 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달 넘게 이어진 조국 정국에 대한 유감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우리 사회는 큰 진통을 겪었다”며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대통령으로서 국민들께 매우 송구스런 마음”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검찰 개혁과 공정의 가치, 언론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는 소회도 밝혔다.
사실상의 대국민 사과지만,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만큼은 꺾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의 희망은) 결코 엇된 꿈으로 끝나지 않았다”며 특히 조 장관의 의지와 자세를 언급하며 “검찰 개혁의 큰 동력이 됐다”고 치켜세웠다.
조 장관이 35일간의 짧은 임기 동안 일궈낸 검찰개혁의 성과도 조목조목 열거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조 장관이 발표한 검찰개혁 방안은 역대 정부에서 오랜 세월 요구돼 왔지만,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검찰 개혁의 큰 걸음을 떼는 일”이라며 “국회의 입법과제까지 이뤄지면 이것으로 검찰개혁의 기본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무부는 오늘 발표한 검찰개혁 과제에 대해 10월 안으로 규정의 제정이나 개정, 필요한 경우 국무회의 의결까지 마쳐주길 바란다”고 중단 없는 개혁을 지시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등 검찰의 역할도 거듭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 방안의 결정 과정에 검찰이 참여함으로써 검찰이 개혁의 대상에 머물지 않고 개혁의 주체가 된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며 “검찰이 스스로 개혁의 주체라는 자세를 유지해 나갈 때 검찰 개혁은 보다 실효성이 생길 뿐 아니라 앞으로도 검찰 개혁이 중단 없이 발전해나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촛불집회 등으로 의사를 표현해 준 국민들 향해서도 “광장에서 보여주신 민주적 역량과 참여 에너지에 대해 다시한번 감사 드린다. 이제는 그 역량과 에너지가 통합과 민생 경제로 모일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주기 바란다”며 “자부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언론을 향해서는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는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라며 “언론 스스로 그 절박함에 대해 깊이 성찰하면서 신뢰받는 언론을 위해 자기 개혁을 위해 노력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