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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의 ‘거미손 골키퍼’ 체흐, 아이스하키에서도 ‘철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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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의 ‘거미손 골키퍼’ 체흐, 아이스하키에서도 ‘철벽’

입력
2019.10.14 15:2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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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키퍼에서 골리로 변신한 체흐. 첼시 인스타그램 캡처
골키퍼에서 골리로 변신한 체흐. 첼시 인스타그램 캡처

유럽 축구의 전설적인 골키퍼 출신 페트르 체흐(37ㆍ체코)의 ‘거미손 본능’은 활동 무대가 바뀌어도 여전했다. 그라운드에 있을 때 자신의 상징과도 같았던 헤드기어를 쓰고 축구를 막았던 체흐가 인생 2막으로 연 빙판 무대에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전 소속팀 첼시와 아스널 로고가 새겨진 헬멧을 착용하곤 눈부신 선방쇼를 선보였다.

지난 10일(한국시간) 영국 아이스하키 2부리그 팀 길드포드 피닉스에 골리(골키퍼)로 입단한 체흐는 14일 스윈던 와일드캣츠와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2-2로 맞선 경기 막판 빙판을 밟아 슛아웃(승부치기)에서 상대 선수의 슈팅을 두 차례나 막고 소속 팀에 승리를 안겼다. 경기 최우수선수(MOMㆍMan of the Match) 역시 체흐의 몫이었다. 승부를 결정 짓는 선방을 펼친 뒤 동료들과 얼싸안고 기뻐한 그는 “원했던 승리를 거둬 좋다”며 “이렇게 빨리 실전에 내 몸을 적응시킬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현재 첼시 구단의 기술이사직을 수행 중인 체흐는 전문 아이스하키 선수로는 뛰지 못하고 남는 시간을 쪼개 팀 훈련과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계약 기간은 1년으로 알려졌으며, 팀에서 역할은 세 번째 골리다.

어린 시절부터 아이스하키를 보고 즐겼던 체흐는 입단 당시 “축구 선수로서 뛰는 동안 못했던 일을 이제야 할 수 있게 됐다”며 “젊은 팀인 길드포드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다짐했다. 길드포드의 앤디 헤밍스 감독은 “체흐와 계약한 것은 엄청난 일”이라며 “그는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입단을 환영했다.

골키퍼로서 체흐는 프리미어리그 최고 골키퍼 중 한 명으로 이름을 날렸다. 1999년 체코의 크멜 블사니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스파르타 프라하, 스타드 렌을 거쳐 2004년 프리미어리그의 첼시로 이적했다. 이후 2015년 아스널로 팀을 옮긴 후 2019년 은퇴할 때까지 15년간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했다.

이 기간 리그 우승 4회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 5회, 리그 컵 우승 3회를 차지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체코 국가대표로서도 A매치 124경기에 출전해 골문을 지켰다. 2005년과 2007년, 2008년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최우수 골키퍼 상을 받았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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