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에서 올 가을 처음으로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검출됐다. 고병원성으로 최종 판정될 경우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맞물려 가축질병 방역에 비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0일 충남 천안시 봉강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 대한 농림축산검역본부의 검사 결과, H5형 AI 항원이 검출됐다고 12일 밝혔다. H5형은 H7형과 함께 닭, 오리 등의 가금류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AI 바이러스다. 특히 야생조류에서 검출된 바이러스가 비병원성 또는 저병원성이더라도 간혹 가금류로 옮는 과정에서 고병원성의 특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AI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방역조치에 나섰다. 우선 항원이 검출된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10㎞ 지역을 ‘야생조수류 예찰지역’으로 설정, 해당 지역 내 가금류와 사육 중인 조류에 대해 예찰 및 소독을 진행하고 이동통제 명령을 내렸다. 또 철새도래지와 인근 농가에 대한 차단방역을 강화하는 한편, 해당 지자체의 방역차량을 총동원해 매일 소독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에 검출된 항원이 고병원성으로 판정된다면 현재 내려진 조치가 21일 간 유지된다. 고병원성 AI는 치사율이 거의 100%에 이르는데다 전염성도 매우 높기 때문이다. 저병원성은 치사율이 극히 낮아 방역조치가 즉시 해제되긴 하지만, H5는 드물게 고병원성으로 변이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요주의 대상인 H5와 H7 AI 항원은 2017년 10월 이후 국내에서 모두 71건 검출됐지만, 검사 결과 모두 저병원성으로 판정됐다. 이번 AI 항원의 고병원성 여부는 14, 15일쯤 나온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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