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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 방일, 한일 정상회담 물꼬 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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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 방일, 한일 정상회담 물꼬 틀까

입력
2019.10.13 20:00
수정
2019.10.13 20:4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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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왕 즉위식 참석해 아베와 회담… 대법 판결 이후 첫 고위급 회동 

 과거사 등 전향적 변화는 없지만 대일 관계 개선 의지 보여주는 셈 

이낙연 국무총리가 13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열린 검찰개혁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국 법무부 장관, 이 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13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열린 검찰개혁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국 법무부 장관, 이 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 행사에 정부 대표로 참석한다. 이를 계기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도 만날 예정이다. 악화일로 한일관계의 반전이라는 확실한 성과가 담보된 방일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 이후 1년 만에 한일 최고위급 인사가 공개 회동하는 만큼 ‘윤활유’ 역할 정도는 하리라는 게 정부의 기대다.

총리실은 13일 “이 총리가 나루히토 천황 즉위식 행사 참석을 위해 22~24일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축사절 대표’ 자격인 이 총리는 22일 일왕 즉위식 및 궁정 연회에 이어, 다음날 아베 총리 주최 연회에도 참석한다. 이 총리의 일왕 즉위식 참석은 이날 일본 정부에 공식 통보됐다. 방일 기간 이 총리는 일본 정ㆍ재계 주요 인사와의 면담, 동포 대표 초청 간담회도 가질 계획이다.

이 총리와 아베 총리의 별도 회담도 사실상 확정됐다. 현재 양국 정부가 회담 날짜와 시간, 방식 등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이 성사된다면 지난해 10월 말 대법원이 일본 기업들을 상대로 일제 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할 것을 명령하며 한일 갈등이 본격화한 뒤 처음 양국의 최고위급 인사가 만나게 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특사 또는 메신저 역할을 이 총리가 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이미 양국이 관계 개선 묘안에 합의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정부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특사나 메신저라는 단어는 현 시점에서는 적절하지 않고,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보여서 가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한일 갈등의 근본 원인인 과거사 문제는 물론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부른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등에서 일본이 전향적인 자세를 취했기 때문에 이 총리 파견을 결정한 건 아니라는 얘기다. 태도 변화가 감지됐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 참석이 이뤄졌을 수도 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정상회담 관련 논의도 진행될 수 있지만, 이 역시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이웃의 큰 경사를 축하한다는 게 1차 목적”이라는 게 총리실 측 설명이다.

다만 이 총리가 움직인다는 사실 자체가 정부의 대일 관계 개선, 적어도 관리 의지를 보여준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정부는 이 총리 방일 기간 중 역사와 안보,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양국 간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통인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이 이 총리를 수행할 가능성이 큰 만큼 차관 간 외교 현안 논의도 가능하다. 다만 여전히 과거사를 보는 양국 시각이 크게 다르고 선제적 전향을 상대방에게 요구하고 있는 터여서 이번 방일이 관계 개선 분위기를 조성하는 정도에서 마무리되리라는 전망이 현재로서는 우세하다.

이날 기자들을 만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일왕 즉위식에 총리가 가는 건 대화의 수준과 폭을 높이고 넓힐 수 있다는 면에서는 분명히 의미가 있다”면서도 “(한일관계가) 완전히 원상회복 하려면 사전에 좀 더 긴밀한 대화 필요한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대표적인 지일파(知日派)인 이 총리가 방문하는 만큼 한일관계를 개선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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