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팀을 옮긴 외국인 선수 펠리페(31ㆍ우리카드)가 팀의 V리그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V리그 원년(2005년) 우승 및 겨울 리그 최다연승(77연승) 등 한때 ‘왕조’를 구축했던 삼성화재는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며 완패했다.
우리카드는 1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 V리그 1라운드 삼성화재와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14 25-17 25-22)으로 완승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의 대체 선수로 뒤늦게 팀에 합류한 펠리페의 활약이 돋보였다. 펠리페는 이날 서브 득점 2점을 포함 23득점(공격 성공률 57.1%)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펠리페는 특히 클러치 상황에서의 공중볼 뿐만 아니라 좋지 않은 토스를 받고도 확실한 결정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나경복(10득점ㆍ53.9%)과 이수황(10득점ㆍ61.5%)이 힘을 보탰다.
펠리페의 이날 활약이 있기 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우리카드는 원래 지난 시즌 팀을 봄 배구로 이끈 아가메즈와 재계약했지만, 부상으로 계약을 해지하고 대체 선수 랭글로이스를 영입했다. 그러나 랭글로이스가 훈련 과정에서 또다시 이탈했고, 우리카드는 결국 지난 시즌 KB손해보험에서 뛰었던 펠리페에게 손을 내밀었다.
펠리페에겐 이번 시즌이 V리그 3번째이기도 하다. 2017~18시즌 V리그에 첫 선을 보인 펠리페는 그 해 한국전력 소속으로 36게임 전 경기에 출전해 880득점(공격성공률 47.2%)으로 활약했다. 2018~19시즌에는 KB손해보험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투입돼, 32경기에서 775득점(50.3%)으로 꾸준함을 과시했다. 펠리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국에 다시 돌아와 기쁘다”면서 “팀에 늦게 합류하는 바람에 세터와 호흡을 맞출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점차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화재는 외국인 선수 산탄젤로와 팀의 공수 살림꾼 송희채가 부상으로 빠지며 시즌을 불안하게 시작했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송희채는 폐렴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며 11월에야 경기에 나설 것”이라며 “산탄젤로도 훈련한 지 4~5일 정도다.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이날 53득점에 그쳤다. 지난 2008년 3월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48득점을 올린 이후 가장 적은 득점이다. 리시브 라인이 흔들리면서 빠른 센터 공격을 활용하지 못한 채 오른쪽 박철우에만 의존하는 단조로운 공격을 펼쳤다. 박철우는 이날 공격 점유율 45.9%에 20득점(성공률 48.7%)하며 고군분투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지태환(8득점), 고준용(6득점) 등 다른 선수들의 활약이 눈에 띄지 않았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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