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오후 강원 춘천시 한 양돈 농장에서 돼지들이 서로 몸을 부대끼고 있다. 해당 사진은 차단 방역선 밖에서 망원 렌즈로 촬영했다. 춘천=연합뉴스

정부가 인천 강화군에 이어 경기 파주시ㆍ김포시ㆍ연천군에서 전체 수매 및 살처분을 결정하자 양돈농가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감염 원인으로 추정되는 야생 멧돼지 대신 지역 내 사육돼지를 몽땅 없애는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한한돈협회는 13일 성명을 내고 “정부가 파주, 김포에 이어 연천에 대해서도 돼지 전두수에 대해 살처분을 하기로 결정했으나 한돈협회는 이를 강력 반대한다”며 “연천 돼지 전두수 살처분 정책이 철회되지 않으면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단체는 지금까지 연천군에서 돼지열병이 발생한 2개 농장이 26㎞나 떨어져 있다는 점을 들며 “아무런 역학적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농가에서 농가로 바이러스로 옮겨간 것이 아닌 만큼, 연천군 내 다른 농장의 돼지를 수매 및 살처분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한돈협회는 특히 돼지열병 감염 경로로 야생 멧돼지를 지목하며 “연천군 전지역 살처분 조치는 접경지역 멧돼지에서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그 시효가 끝났다”고 지적했다. 멧돼지 대신 사육돼지를 살처분하는 정부 조치를 두고는 “기본을 벗어난 정책”이라고도 평가했다. 단체는 또 “멧돼지를 보호하는 환경부서가 멧돼지를 살처분하는 강력한 정책을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면서 멧돼지 방역관리를 환경부가 아닌 농림축식식품부에서 맡으라고 요구했다.

앞서 한돈협회 경기도협의회는 지난 3일 정부가 경기 파주시와 김포시 전체와 연천군 일부 농장의 돼지 11만마리를 수매 및 살처분하겠다고 밝히자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과 보상을 문제 삼으며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살처분을 진행하면 다시 돼지를 들여와 키우는 ‘재입식’ 전망도 불분명한 만큼 합리적인 보상 대책 등이 먼저 제시됐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정부는 수매 시 돼지 무게에 따라 가격을 지불하고, 살처분 시 당일 시세로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살처분 농가에는 6개월 간의 생활안정자금도 지원한다.

한돈협회는 이번 연천군의 경우 보상 문제와 관계 없이 수매 및 살처분 결정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기도협의회보다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한돈협회 관계자는 “우리 지적은 왜 멀쩡한 지역에서까지 수매와 살처분을 진행하냐는 것”이라며 “전체 수매 및 살처분은 각 농장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로, 보상은 그 다음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바이러스가 연천군 내에 들어왔을 가능성이 있어 예방적 차원의 수매 및 살처분이 필요하다”며 “지속적으로 농가를 설득하고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