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만 7억원’ 1000억원 이상 예금 계좌 5개
국내 은행의 전체 개인 예금 중 절반 가까이를 잔액 기준 상위 1% 고객이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수억 원의 이자를 챙길 것으로 추정되는 잔액 1,000억원 이상 계좌는 모두 5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현재 18개 시중은행의 개인고객 예금(전체 623조341억원) 중 잔액 기준 상위 1%에 해당하는 계좌에 든 예금은 283조2,544억원으로, 전체의 45.5%를 차지했다.
은행별로 상위 1% 계좌 잔액이 전체 예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비율은 씨티은행(72.8%), 전북은행(54.3%), SC제일은행(54%), 광주은행(53%), 하나은행(52%) 순으로 높았다. 이어 제주은행(49.9%), 경남은행(48.6%), 신한은행(48.5%), 우리은행(47%), 기업은행(46.4%), 수협(45.7%), 국민은행(43%), 케이뱅크(42.1%) 등의 순이었다.
상위 1% 계좌가 전체 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말 44.3%(전체 504조원 중 224조원)에서 2017년 말 처음 45%(전체 583조원 중 264조원)를 넘어섰고 올해 7월 말 45.5%로 확대됐다.
18개 시중은행의 예금 계좌(전체 2억6,748만개) 중 잔액 1,000억원 이상인 계좌는 5개였다. 8월 기준 요구불예금 가중평균금리(잔액 기준 0.25%)나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가중평균금리(0.40%), 예치금액이 클수록 높은 금리를 받는 단기저축성예금(MMDA) 금리(0.71%)를 적용할 경우 이들 계좌 보유자는 연간 최소 2억5,000만~7억1,000만원을 이자로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웬만한 직장인 연봉 수준인 4,000만원 이상을 매년 이자로 받아갈 것으로 추정되는 잔액 100억원 이상~1,000억원 미만 계좌도 221개나 됐다. 50억원 이상~100억원 미만 계좌는 553개, 10억원 이상~50억원 미만 계좌는 1만2,494개였다.
이태규 의원은 “수년간 상위 1%가 전체 예금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현상은 한국 사회의 현금자산 불평등 구조가 고착화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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