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과 플라스틱의 장점 결합시켜 혁신적인 솔루션 제공
소재 관련 특허 9개 이상...방위∙항공산업에 주력 계획
“세상을 더 가볍고 행복하게 만들고 싶어요. 일상생활부터 항공, 방위 산업에 이르기까지 세상에 가벼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알루미늄은 산업 전분야에서 두루 쓰이는 금속 중 하나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콜라 캔부터 제트기까지 알루미늄은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열전도율과 강도가 높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실제로 알루미늄 대체 부품시장의 규모는 우주항공분야만도 1년에 약 21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또 생산되는 산업 부품 중 50% 이상이 알루미늄으로 돼 있을 만큼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알루미늄도 단점은 존재한다. 플라스틱과 비교했을 때 무게는 약 2배 정도 무겁고 가격도 비싸다. 반면에 플라스틱은 가볍지만 강도가 낮고 열에 약해 온도가 조금만 올라가도 녹아버린다.
알루미늄의 탄탄한 강도와 플라스틱의 가벼움을 융합해 새로운 소재를 발명해낸 스타트업이 있다. 플라스틱과 금속을 결합해 무게는 가볍고 강도는 높으며 표면 금속 코팅으로 전기까지 잘 통하는 소재를 개발해 낸 스타트업 ‘아이엠기술’이다.
아이엠기술은 다양한 플라스틱의 표면에 금속층을 형성시키는 금속화 분야에 핵심 기술을 보유한 하이테크 기업이다. 특히 아이엠기술이 만들어낸 알루미늄 플라스틱은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고성능 소재로 강도, 탄성, 내열성, 전도성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 알루미늄보다 40% 가볍고 플라스틱보다는 무려 500% 이상의 강도를 자랑한다.
아이엠기술 유승균 대표는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각각의 장점을 활용해서 신소재를 만들게 됐다”면서 “현재 소재 관련해서 특허를 9개 이상 낸 상태고 시제품 생산 설비 공장을 통해 여러 가지 프로젝트 및 사업을 준비 중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아이엠기술이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방위와 항공산업이다. 이 분야에서는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부품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영업 기밀로 구체적인 회사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이름만 대면 알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해외 회사와 시제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싸고 가격 경쟁력은 있으면서 무게는 가벼운 제품을 생산해 반드시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국내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아이엠기술이 발명한 소재는 활용도가 높다. 헬스케어, 전기자동차 등에서도 요긴하게 쓰인다. 특히 헬스케어 분야는 의수나 의족 등 보조기구의 제작과 외골격 로봇, 다양한 헬스케어 장비 제작에 적용이 가능하다. 현재 스웨덴의 한 웨어러블 기기업체와 공동 개발을 협의 중이다.
유 대표는 “아무래도 소재 관련 회사다 보니 하나를 개선하려고 하면 공정, 장비 등 모든 것을 싹 다 바꿔야 했기 때문에 돈도 시간도 많이 들어 힘들었다”면서 “그래도 처음과 달리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고 운이 좋게 외부 투자도 받으면서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유 대표와의 일문일답.
“실패하고 멈추면 진짜 실패”…”항공우주방위산업 선진국 미국 프랑스서 꼭 성공할 것”
-창업하게 된 계기는
“원래 다니던 회사가 있었다. 그러나 회사에 다니면서는 상사들과 의견이 부딪히는 경우가 많았고 아무래도 조직 생활이다 보니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내 뜻대로 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한 번 내가 생각하는 걸 해보자는 마음에 창업하게 됐다. 반도체 설비에 들어가는 부품 개발과 제조 하청 공장 일을 같이하면서 기술과 판매 두 개를 같이 했다.”
-평소 롤모델은 누군가.
“롤모델이라기 보다는 최근에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을 재미있게 읽고 있다. 스티브 잡스랑 동시대다 보니 읽으면서 사업적인 부분에 대해 공감도 많이 된다. 스티브 잡스의 아버지 그리고 주변 지인들은 전부 다 내로라하는 세계 최고의 회사에 다니고 있는 엔지니어였다.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보고 들은 환경이 잡스의 창업에 많은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물론 애플이라는 브랜드는 잡스의 예술적 감성들과 다양한 기술로 창조해낸 것이지만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그런 환경이 조성됐던 잡스가 한편으로는 부럽다는 생각도 했다.”
-실패와 성공의 차이는 무엇인가.
“나는 실패를 ‘실패’라고 단정 짓기보다는 성공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인디언들이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온다는 속담이 있다. 이는 사실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에 생겨난 속설이다. 한마디로 멈추면 실패지만 계속 실패하면 성공을 위한 하나의 밑거름이라는 말이다. 실패하든 성공하든 그 속에서 재미를 느끼고 스스로 만족감을 주고 새로운 것들을 제시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엠기술의 앞으로의 계획은.
“국내에서는 아직 펼치기 어려운 점이 많아 어쩔 수 없이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해외에서 우선 성공하는 것이 목표다. 크게 성공해서 다시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미국, 프랑스가 항공우주방위산업의 선진국이기 때문에 이 두 해외 시장을 필두로 해외 진출을 반드시 성공시켜 한국에서도 사업하고 싶다.”
안서진(단국대) 인턴기자 pangy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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