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12일 폐막식을 끝으로 열흘간의 축제의 막을 내린다.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제 24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이 열린다. 예를란 누르무캄베토프 감독의 '말도둑들. 시간의 길'이 개막작으로 열었던 올해 영화제 폐막작은 김희애, 김소혜, 성유빈 주연의 ‘윤희에게’로 선정됐다.
지난 해에 이어 이용관 이사장, 전양준 입행위원장 체제로 운영된 올해 영화제는 대대적인 조직 인사개편, 프로그래밍 재개편 등을 통해 정상화를 넘은 재도약을 선언하며 출발했다. 다양한 국가의 작품이 초청됐고, 많은 영화계 스타들이 영화제를 찾았지만 전체 관객수가 현저하게 줄어든 상황 속 큰 화제 역시 불러일으키지 못한 채 막을 내리게 됐다. 그나마 ‘더 킹:헨리5세’ 티모시 샬라메의 내한이 화제를 모으며 체면 치레를 했다.
앞서 태풍 피해로 부산국제영화제 행사가 피해를 입었던 바, 올해 영화제는 해운대 비프빌리지를 없애고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과 남포동 비프빌리지를 중심으로 행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영화제 전날인 2일, 제 18호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전야제 행사가 취소되고 야외구조물 등이 급히 철거되는 등 피해를 완전히 비켜가진 못했다. 다행히 이후 영화제 기간 동안 추가적인 태풍 피해는 없었지만, 해운대 백사장을 중심으로 열리는 행사들이 없어지며 과거에 비해 축제 분위기가 사뭇 썰렁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올해 영화제엔 전 세계 85개국 303편의 영화가 초청됐으며, 150편(월드 프리미어 120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30편)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12일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에 있는 산업영상센터 11층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결산 기자회견에 따르면 이번 영화제에 85개국 299편 영화를 상영했고, 총 관람객은 18만9116명이었다. 지난해 관람객(19만5081명)과 비교하면 소폭 감소한 결과다.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이해 의미 있는 기념 행사들도 함께 진행됐다. 한국영화 100년사 가운데 가장 중요한 작품 100편을 선정해 상영과 함께 풍성한 담론과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 김기영의 '하녀', 유현목의 '오발탄', '이만희의 '휴일', 하길종의 '바보들의 행진', 이장호의 '바람 불어 좋은 날', 배용균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임권택의 서편제, 홍상수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봉준호의 '살인의 추억', 박찬욱의 '올드보이'가 상영됐고, 해당 영화의 감독들은 스페셜 토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관객들을 만났다. 이 외에도 정일성 촬영 감독이 한국영화 회고전 주인공으로 선정돼 그의 7편의 대표작이 상영됐다.
전반적으로 관객들의 낮은 관심도에 아쉬움을 자아냈던 올해 영화제였지만, 그 속에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은 미국 영화배우 티모시 샬라메 주연의 넷플릭스 영화 '더 킹 : 헨리5세'였다. 티모시 샬라메의 내한 소식에 예매오픈 직후 1분 만에 전회차가 매진 될 만큼 많은 관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다만 앞서 화제를 모았던 일본 배우 오다기리 죠는 감독의 자격으로 내한했지만 미리 계획됐던 인터뷰를 모두 취소하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이날 결산 기자회견에서 이용관 BIFF 이사장은 “작년에는 영화제 정상화와 관련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올해는 미래 비전 속에서 큰 변화를 줬고 일부 미흡한 측면도 있지만 대체로 성공적으로 끝난 것 같다”고 자체 평가했다.
BIFF 측은 ‘대체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놓았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예년과 달리 태풍의 피해는 최소화 했지만, 낮아진 관객들의 관심과 줄어든 화제성이라는 새로운 숙제를 안게 된 부산국제영화제다. 재도약의 포부를 안고 출발한 만큼, 더 많은 대중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글로벌 영화제로의 위상 회복을 위한 발판을 다시 고민해야 할 때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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