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깜짝 참여했다. 당초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SK네트웍스가 발을 빼면서 웅진코웨이 인수전은 넷마블과 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의 2파전이 될 전망이다.
10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웅진코웨이 매각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이날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넷마블과 베인캐피털 2곳이 참여했다. 앞서 지난 7월 예비입찰에 이름을 올렸던 SK네트웍스,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도 본 입찰에는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넷마블은 이날 자료를 내고 “게임산업 강화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투자를 실시했다”며 “실물 구독경제 1위 기업인 웅진코웨이 인수 본 입찰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넷마블이 게임과 거리가 먼 웅진코웨이 인수에 뛰어든 건 수익성 증대와 새 먹거리 확보를 위해서다. 넷마블의 지난해 매출은 2017년보다 16.6% 줄어든 2조213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2.6% 감소한 2,417억원이었다. 신작 게임 출시가 계속해서 지연되고 기존 게임들의 매출이 낮아지면서 안정적인 수익이 줄었다. 웅진코웨이 인수에 성공한다면 넷마블은 게임 이외에 렌털 사업이란 ‘캐시카우’를 하나 더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 등 국내 렌털 시장에서 점유율 35%를 차지하고 있는 업계 1위 사업자다. 지난 해 매출 2조7,073억원, 영업이익 5,158억원을 올렸다. 웅진코웨이의 인수금액 규모는 2조원 안팎으로 전망된다.
넷마블은 올해 초 기업가치 10조원에 달하는 넥슨 인수전에 뛰어들 정도로 최근 인수합병(M&A)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3조원 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웅진코웨이 인수 작업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는 본 입찰 마감 직전 입장자료를 통해 “미래 성장 방향과 연계해 웅진코웨이 인수를 검토했으나 해당 기업의 실질 지배력 확보에 대한 불확실성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판단해 본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웅진그룹은 지난 6월 재무 상황 등의 이유로 웅진코웨이 매각을 결정했다. 웅진그룹이 지난 3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로부터 코웨이를 다시 사들인 지 3개월 만이었다.
매각주관사 한국투자증권은 다음 주 중 최종입찰을 진행해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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