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다른 국가 정상들과 통화를 한다면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전화 통화’ 대상 중 한 명으로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탄핵 조사를 촉발시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녹취록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정상들과 대화 내용이 누설되는 것을 막으려 했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나는 중국, 시리아, 그리고 모든 나라들과 협상할 때 첩자들이 있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나는 이런 모든 사람들과 전화 통화를 갖는다. 김정은도”라고 말했다. 여러 나라 정상들과 전화 통화를 하며 협상하는 내용이 첩자를 통해 누설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첩자가 내부 고발자에게 정보를 흘렸을 가능성을 거듭 제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전화 통화를 하며 협상하는 정상 중의 하나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거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최근 북한과의 실무 협상 결렬 등에 대한 추가적인 언급은 내놓지 않고 “백악관에 첩자가 있기를 원치 않는다. 자유롭게 통화를 하고 싶다”며 정상 간의 은밀한 통화의 필요성에 집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액면 그대로 보면 김 위원장과 직접 통화를 하면서 협상을 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지만 실제 김 위원장과 전화 통화를 갖는지는 불확실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도 지난 6월 말 김 위원장과의 '판문점 회동'이 극적으로 성사된 과정을 설명하면서 자신이 트윗으로 만남을 제안한 지 10분 만에 김 위원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라며 북미 정상 간 전화 소통을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도 북미 정상간 핫라인 소통 가능성은 낮으며 북한 당국자가 미국 측에 접촉해 김 위원장의 의사를 전한 것을 과장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북미간 전용 회선은 물리적으로 설치하기 어려우며 김 위원장이 도감청을 우려해 일반 국제전화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해 6월 1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직통번호를 주고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북한에 전화하려고 한다"고 언급해 직접 소통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으나 이후 CNN방송은 북미 정상간 전화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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