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터키에 공격 도움될 정보 제공” 보도에 폼페이오 “공격 승인 안했다” 진화 
 “쿠르드에 피해 땐 터키 경제 파괴할 것”트럼프의 즉흥 발언에 메시지 엇갈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9일 카를로스 홈스 콜롬비아 외교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홈스 장관의 말을 듣고 있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국은 터키에게 (공격) 허가를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미국이 망가진 대통령과 함께 꼼짝달싹 못 하고 있다(America Is Stuck With a Broken President).’

터키의 쿠르드족 공격과 관련해 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이를 허용한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인 결정은 그의 별난 외교 정책의 최신 사례“라며 이 같이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원칙 없는 고립주의 외교 정책으로 9일(현지시간) 터키의 쿠르드족을 향한 군사작전이 개시된 가운데 미국내의 정치적 혼란도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쿠르드족 공격 묵인을 비난하는 여론이 거세지자, 대외 정책을 담당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서둘러 이를 부인하며 수습에 나섰다. 탄핵 조사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를 비난하면서도 시리아 철군 결정은 고수하는 상반된 메시지를 동시다발적으로 내놓고 있다. 일관성 없는 트럼프 행정부식 외교의 폐단이 단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지였던 쿠르드족을 위기에 빠뜨렸다고 비판해 온 미 주요 언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의 군사작전 허용 차원을 넘어 군사 정보를 터키에 넘겨준 모양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은 터키가 쿠르드족을 공격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군사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주장했다. 미군이 터키의 군사작전 사흘 전인 6일 50~100명의 병력을 시리아에서 철수시켰고, 트럼프 대통령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통화한 직후 “터키의 군사작전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NYT는 또 익명의 미군 관계자 2명을 인용해 “쿠르드민병대(YPG)와 대(對)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을 수행해 온 미군이 YPG에 대한 모든 지원을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7일 국방부가 “미국은 시리아 북부에서 (쿠르드를 공격하는)터키의 작전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진화에 나섰지만 파장이 사그라지지 않자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수습에 나섰다. 그는 9일 PBS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은 터키에 (쿠르드족 공격에 대한) 승인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이 IS 격퇴라는 임무를 완수했고, 시리아에 잔류하고 있는 미군은 위험에 처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 위협을 이해하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두둔했다.

하지만 이 같은 폼페이오 장관의 수습 노력이 무색하게 트럼프 대통령은 즉흥적 발언을 이어가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쿠르드족에 피해가 갈 경우 터키 경제를 파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르드족을 쓸어버릴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러한 일이 일어나면 나는 터키 경제를 싹 쓸어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결정이 터키의 쿠르드 침공을 최소한 묵인했다는 비난을 의식한 발언이지만 그러면서도 “그들(쿠르드족)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비롯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을 돕지 않았다. (IS 상대의 전투에서) 그들은 영토를 지키면서 우리를 도운 것”이라고 주장하며 전쟁에 개입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하는 등 엇갈린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또 시리아 지역에서 미군을 철수시키는 자신의 방침에 대해서는 여전히 옳다고 강조했다. 방향을 가늠할 수 없는 트럼프 정부의 시그널이 미국내외를 온통 혼돈으로 몰아넣고 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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