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기금 운용을 민간 투자사에 맡기는 ‘간접(위탁) 투자’의 수익률이 직접 투자에 비해 훨씬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탁사에 매년 1,000억원 이상 수수료를 지불하는데도 수익은 그만큼 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국민연금 국내 주식투자 현황’에 따르면 2016~2018년 3년간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간접투자 수익률은 2.59%였다. 이는 국민연금이 같은 기간 국내 주식에 직접 투자해 거둔 수익률 6.97%의 3분의1 수준이다.
국내 주식에 대한 간접투자 수익률은 시장의 기준 수익률을 가리키는 ‘벤치마크’ 수익률에도 5년 연속으로 미달했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간접투자는 연도별로 따졌을 때 국내외 주식ㆍ채권ㆍ대체 투자로 구성된 국민연금의 자산군 가운데 유일하게 지속적으로 시장 평균보다 낮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벤치마크는 펀드의 수익률과 투자 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기준 수익률로, 주식형 펀드의 경우 종합주가지수 등을 기준으로 선정한다.
이렇게 간접투자로 거둔 수익률이 저조함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이 위탁사에 지급한 위탁 수수료는 해마다 증가해 최근에는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수수료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광수 민주평화당 의원이 국민연금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908억원이었던 수수료는 지난해 1,199억원까지 늘었다.
윤 의원은 “국민연금이 성과가 낮은 위탁사에 매년 1,000억원 넘는 수수료를 지급하면서도 위탁사별 수수료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최소 벤치마크보다 낮은 수익률을 거둔 위탁사에 대해서는 위탁자금 회수나 위탁 제한 등 벌칙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