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바이러스 잠복기 지났지만 야외에서 생존했을 가능성”
“강도 높은 방역 관리에도 전파” 전문가들은 새로운 경로 추정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농장 현황.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경기 연천군 신서면의 양돈농장에서 14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감염 경로를 두고 방역당국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기존 발병 농장들과 25㎞ 이상 멀리 떨어진 것은 물론, 역학관계가 있는 농장의 바이러스 잠복기도 끝난 시점에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미 돼지열병이 발생한 농장으로부터 2차 전염됐을 가능성, 북한에서 넘어온 매개체에 새로 감염됐을 가능성 모두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은 연천군 신서면 양돈농장과 반경 3㎞ 내에 있는 돼지 9,320마리를 살처분하고, 발생 원인을 찾기 위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돼지 4,000마리를 사육하던 해당 농장은 전날 어미돼지 4마리가 식욕부진 증상을 보인다며 의심신고를 접수했고, 정밀검사 결과 돼지열병으로 확진됐다. 이로써 국내 돼지열병 발생 농장은 총 14곳으로 늘었다.

방역당국은 우선 국내에서의 2차 감염을 뜻하는 ‘수평 전파’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존 발생 농장에서 바이러스가 차량 등 매개체를 통해 신서면 농장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농장은 지난달 17일 발생한 연천군 백학면 농장과 같은 분뇨시설을 이용했다. 오순민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이전 파주 등 다른 사례를 봤을 때, 연천 두 번째 건도 그런(수평 전파) 경우가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며 “지난달 연천 건의 잠복기는 지났지만, 거기서 나온 바이러스가 야외에 있다면 생존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서면 농장이 지난 3주간 강도 높은 관리를 받았다는 점에서 수평 전파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농장은 역학관계 탓에 지난달 18일부터 3주간 일시이동중지 조치를 받아 사료 차량 외 모든 차량의 출입이 금지됐다. 또 기존 발생 농장과 최소 25.8㎞ 떨어져 있어 차량 외 다른 개체가 매개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낮다.

이 때문에 새로운 경로로 전파가 이뤄졌다는 추정도 나온다. 북한에서 새로 바이러스가 남하했거나, 이미 넘어와 있던 바이러스가 이번에 해당 농장에 침입했을 가능성이다. 특히 신서면 농장은 지난 3일 돼지열병 감염 멧돼지가 발견된 연천군 비무장지대(DMZ)에서 8㎞ 떨어져 있어 기존 농장보다 DMZ에 더 가깝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연천군이 강도 높은 관리를 받았다는 점에서 2차 감염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새로운 경로를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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