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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마다 1명꼴 과학분야 노벨상… 감소하는 투자에 대한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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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마다 1명꼴 과학분야 노벨상… 감소하는 투자에 대한 우려도

입력
2019.10.10 15:57
수정
2019.10.10 20:2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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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화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요시노 아키라 아사히카세이 명예 펠로가 10일 도쿄에서 아내 구미코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올해 노벨 화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요시노 아키라 아사히카세이 명예 펠로가 10일 도쿄에서 아내 구미코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요시노 아키라(吉野彰ㆍ71) 아사히카세이(旭日化成) 명예 펠로가 9일 올해 노벨상 화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되면서 일본이 기초과학 분야의 강국임을 다시금 입증했다. 특히 2000년 이후 자연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은 일본인은 총 19명에 달한다. 10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온라인판에 따르면, 같은 기간 노벨상 수상자가 60명에 육박하는 미국 다음으로 영국, 독일, 프랑스를 앞지르는 세계 2위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중간자 존재를 예상해 원자핵 메커니즘을 설명한 유카와 히데키(湯川秀樹)가 일본인 최초로 1949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이래 1999년까지 51년간 일본인 수상자는 5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 고분자를 개발한 시라카와 히데키(白川英樹)가 2000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이후 올해까지 19명이 노벨 물리학·화학·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거의 매년 1명의 자연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셈이다. 2008년과 2014년 각각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난부 요이치로(南部陽一郎)와 나카무라 슈지(中村修二)는 현재 미국 국적이지만 수상 이유가 국적 취득 이전의 실적이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일본인 수상 실적’에 포함한다.

이와 같은 일본인의 노벨상 수상 러시는 과거 유산의 산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근대화의 상징인 1868년 메이지(明治) 유신 이후 서양에 유학한 이들이 돌아와 기초과학을 이식했다. 이후 일본의 기초과학 연구 수준은 전후 경제 성장과 함께 높아졌으며 그로 인한 성과를 꾸준히 거둬오고 있다는 평가다. 또 도쿄(東京)대, 교토(京都)대 외에 나고야(名古屋)대, 홋카이도(北海道)대, 도호쿠(東北)대 등 전국의 연구거점을 중심으로 유능한 연구자들이 매진해 온 성과들이 축적돼 왔다. 아직 노벨상에 선정되지 않은 실적들도 많아 당분간 일본인 수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요시다 펠로의 경우도 수상 이유였던 이온 리튬 배터리 개발에 착수한 지 38년 만에 수상한 것으로, 수상의 대부분이 30~40년 전의 연구 성과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연구활동의 지표로 여겨지는 과학논문 수에서 일본은 1995~1997년에는 미국에 이어 2위였지만 2000년 이후 줄어들어 최근 5위로 밀려났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은 11위에서 2위로 상승하는 등 미국과 중국 등이 혁신을 위한 과학 연구에 집중 투자하는 가운데 재정난과 인구 감소에 부딪힌 일본에선 정부의 연구 개발 투자가 주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정부 지원 연구가 단기적 성과에 집착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고, 연구 현장에서도 상근직 감소로 20~30대 연구원들의 고용이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요시노 펠로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혁신과 관련해 “기초연구는 10개 중 1개만 맞으면 된다. 그러나 현 상황은 이전과 달리 불필요한 부분만 거론하면서 예산을 깎는다”며 “쓸데 없는 짓을 많이 하지 않으면 새로운 일은 생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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