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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8차 범행 진범만 알 수 있는 흔적 언급… 경찰, 신빙성 확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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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8차 범행 진범만 알 수 있는 흔적 언급… 경찰, 신빙성 확인 중

입력
2019.10.10 11:51
수정
2019.10.10 19:4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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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 본보가 단독 입수한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이춘재 고교졸업 사진(왼쪽). 전체적인 이미지는 물론 쌍꺼풀이 없고 넓은 이마, 눈매 등이 몽타주와 매우 흡사하다. 이씨의 친모 김모씨로부터 이씨가 맞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독자 제공
[저작권 한국일보] 본보가 단독 입수한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이춘재 고교졸업 사진(왼쪽). 전체적인 이미지는 물론 쌍꺼풀이 없고 넓은 이마, 눈매 등이 몽타주와 매우 흡사하다. 이씨의 친모 김모씨로부터 이씨가 맞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독자 제공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이춘재(56)가 범인이 검거됐던 화성 8차 사건을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백하면서 자신만이 알고 있는 범행 수법을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8차 사건은 모방범죄로 범인이 검거돼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받은 사건이다.

경찰은 이씨 자백에 대한 신빙성 여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면서도 이씨의 진술이 맞을 경우에 대비해 당시 수사팀에 대한 조사도 병행하기로 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10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화성연쇄살인사건과 관련해 대상자(이춘재)가 8차 범행을 자백하면서 의미 있는 진술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범행 수법인지, 다른 내용인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또 이씨가 범행을 자백했다고 밝히면서 8차 사건을 언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8차 범행 자백 사실을 별도로 알리지 않은 이유는) 은폐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범인만이 알 수 있는 그러한 내용을 파악하는 등 정밀한 검증이 필요했다고 판단해 얘기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경찰은 이씨 본인도 ‘8차 범행의 범인이 검거됐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현 화성시 진안동)의 한 가정집에서 박모(13)양이 잠을 자다 성폭행 뒤 살해당한 사건이다.

이듬해 7월 경찰은 당시 22세였던 윤모씨를 범인으로 검거했고, 1990년 5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8차 사건은 10건으로 분류된 화성연쇄살인 중 유일하게 진범이 잡힌 사건으로 기록됐다. 윤씨는 20년간 복역을 한 뒤 가석방됐다.

윤씨는 최근 언론에 “재심을 요청할 것”이라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저작권 한국일보] 이춘재 일생 및 범행일지 - 송정근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이춘재 일생 및 범행일지 - 송정근 기자

이에 경찰은 ‘이춘재의 자백의 신빙성 확보’와 ‘이춘재의 자백이 맞을 경우’ 등에 대비해 2가지 조사를 병행하기로 했다.

우선 다양한 심문기법을 통해 범인만이 알 수 있는 내용을 진술로 이끌어 내는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씨가 태어나면서부터 무기징역이 선고돼 구속되기 전까지의 모든 생애를 들여다본다는 것이다.

또 이씨의 자백이 사실일 경우에 대비해 당시 수사의 과오가 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실제 당시 수사팀원들이 대부분 퇴직했지만 이들 중 핵심적인 인물들에 대해 참고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공소시효가 모두 지났기 때문에 향후 피의자로 전환되더라도 처벌은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다만 8차 범행의 범인으로 지목, 수형까지 마친 윤모(52)씨가 지목한 장모 형사 등이 포함돼 있지만, 정확히 몇 명을 조사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증거물 재분석과 당시 수사기록, 판결문 내용, 윤씨에 대한 조사 등도 이어가고 있다. 윤씨는 모두 2차례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산경찰서 문서고에서 찾은 당시 수사기록 사본과 풀(나뭇잎), 타 지역에서 발생한 절도범의 것으로 추정되는 손가락 크기로 뚫린 창문 창호지 이렇게 2건의 재감정을 국과수에 의뢰한 상태다. 당시 사건 기록과 증거물은 검찰에서 모두 폐기한 데다, 당시에도 증거물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분석을 의뢰하지 않은 풀과 창호지에 대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보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상대로 당시 증거물의 감정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을 확인 중에 있다”며 “방사성동위원소 분석 결과에 대한 재검증과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혈액형 판결의 오류 가능성 등에 대한 확인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수사본부는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진실규명과 함께 당시 경찰 수사과정에 대해서도 한 점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남부경찰청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 앞. 임명수 기자
경기남부경찰청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 앞. 임명수 기자

한편 경찰은 당시 윤씨를 범인으로 검거한 이유에 대해 “당시 수사기록에 수사팀이 윤씨에 대한 4차례 체모 채취를 통해 피해자의 집에서 나온 혈액형·체모와 형태학적으로 일치하며, 방사성동위원소에 의한 물질 검출이 일치한다는 국과수의 결과를 받아 체포하게 된 것”이라며 “이른 저녁에 체포해 다음 날 새벽에 자백했다”고 밝혔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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