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두 달여 앞둔 9월 14일 부산 해운대구 아세안문화원을 방문해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다음달 부산에서 열리는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북한개발은행 설립 관련 논의가 이뤄질까. 의제로 채택되면 북한 비핵화 동력을 확보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아세안 국가들의 지지를 공고화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 비핵화에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 개발에 자금을 투입하는 문제를 논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와 외교부를 중심으로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의제를 조율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북한개발은행을 부산시에 설립하자는 부산시 안이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9일 부산시에 따르면 해당 안은 외국 자본의 북한 유입이 가능해지는 시기를 대비해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미리 마련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올해 2월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같은 구상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사상공단에서 열린 부산비전선포식에서 오 시장이 “북한 개발은행 설립을 정상회의 의제로 채택해달라”고 건의했고, 문 대통령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게 부산시 설명이다.

이후 부산시는 안을 구체화해 정부 및 전국 자치단체가 조성한 남북협력기금에 국책 금융기관의 기금을 보태 10조원 규모의 초기 투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번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국제금융기구 참여도 유도하겠다는 구상을 부산시는 갖고 있다. 이러한 개발은행 설립안은 ‘금융 중심지’로 거듭나겠다는 부산시의 비전과도 연결돼 있다.

그러나 북한 비핵화와 대북제재 완화 등을 논의하는 북미 협상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한 개발은행 설립안을 의제로 채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부산시 관계자도 이러한 한계를 인식한 듯 “아직은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부연했다. 청와대 관계자 역시 “개발은행 설립안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는 없었다. 처음 듣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부산=목상균 기자 sgmok@hankookilbo.com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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