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터키 두둔… ‘시리아 철군’ 해명만 거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백악관에서 미일 무역합의 서명식 시작 전 청중을 향해 윙크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시리아 철군’ 문제를 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 행보가 점입가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군 선언 직후 “자국 이익을 위해 ‘세계 경찰’로서의 의무를 저버렸다”는 비판에 휩싸이자 터키를 향해 “도를 넘으면 경제를 말살시키겠다”고 위협했다. 하지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180도 태도를 바꿔 “터키는 우리 파트너”라며 극진하게 예우했다. 토사구팽 취급을 한 쿠르드족을 향해서도 “절대 버리지 않았다”고 강조하는 등 논란을 진화하려 애쓰는 모습이지만 설익은 정책 발표로 해명에 해명만 거듭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아주 많은 사람들이 터키가 미국의 대규모 교역 상대라는 사실을 쉽게 잊어버리고 있다”고 터키를 두둔했다. 그러면서 “사실 터키는 우리 F-35 전투기의 철골 구조물을 만들고 있다. 또 (시리아) 이들리브주에서 많은 생명을 구하는 것을 도왔고, 내 요청으로 복역 기간이 많이 남아 있는 브런슨 목사를 건강한 모습으로 돌려 보냈다”고 칭찬했다. 지난해 10월 터키에 장기 구금됐다 석방된 앤드루 브런슨 목사 송환 사건을 갑자기 끄집어 낸 것이다. 이어 “터키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의 중요 회원국인 점을 기억하라. 그(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는 11월 13일 내 손님으로 미국에 온다”고 덧붙였다. 예정된 정상회담 일정을 상기시켜 에르도안 대통령을 달래려 한 의도가 읽혀진다.

트럼프는 불과 하루 전 미군 철수 발표 이후 우군인 공화당 내에서조차 터키의 쿠르드 대량학살 우려를 제기하는 등 거센 비난에 직면하자 “내 위대하고 비길 데 없는 지혜에 근거해 도를 넘은 것으로 간주되면 경제를 완전히 파괴하고 말살시킬 것”이라며 터키를 겨냥해 강도 높은 경고를 쏟아냈다.

그는 “쿠르드족을 버렸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별도로 해명했다. 트럼프는 “우리가 시리아를 떠나는 과정에 있을지 몰라도 결코 쿠르드를 버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쿠르드족은 특별한 사람이자 멋진 전사”라고도 했다. 6일 에르도안 대통령과 통화 후 터키의 시리아 북부 군사작전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해 미군의 IS 격퇴전을 도운 쿠르드동맹을 사실상 버린 것처럼 말한 태도와 사뭇 다른 발언이다.

트럼프는 또 “터키에는 이미 많은 쿠르드 인구가 있다. 불필요한 전투는 경제와 매우 취약한 통화에 엄청난 손상을 가할 것이라는 걸 터키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재정적으로 그리고 무기 분야에서 쿠르드를 돕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둘 다 미국 편이라는 얘기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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