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검색 기능에 콘텐츠의 주인인 ‘창작자’의 역할이 커진다.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네이버가 콘텐츠를 알아서 골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뷰티 블로거나 여행작가 등 창작자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직접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 새롭게 마련된다.
네이버는 8일 소상공인과 창작자들을 위한 새로운 기술을 소개하는 ‘커넥트 2020’ 행사를 열고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개인) 검색’ 등 새로운 서비스를 소개했다. 커넥트는 네이버가 2015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행사로, 기술적 성과와 계획을 다양한 파트너들에게 공개하는 자리다. 지난해 행사 때는 검색창만 남기고 뉴스와 실시간급상승검색어를 없앤 홈 화면 개편을 처음으로 발표했었다.
이날 가장 주목 받은 건 네이버의 검색 기능 개편이다. 네이버는 검색 결과 화면 가장 위쪽에 ‘인플루언서 키워드 챌린지’라는 공간을 새롭게 마련하기로 했다. 이 공간은 검색된 키워드가 포함된 게시물 대신, 그 내용을 만든 창작자들이 노출되는 곳이다. 예를 들어 ‘파리 여행’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기존에는 파리 여행과 관련한 블로그와 카페 글 등이 문서 단위로 보였지만, 키워드 챌린지에서는 파리 여행과 관련한 콘텐츠를 만들어 순위 경쟁에 도전한 창작자들이 나타난다. 이용자가 이 중 자신의 취향과 맞는 창작자를 발견해 ‘구독’을 선택하면 이에 따라 창작자의 순위가 올라가고, 검색 결과 최상단에도 노출될 수 있다.
인플루언서 검색 서비스는 네이버가 창작자나 소상공인들에게 제공하는 ‘도구’다. 블로거부터 동네 식당 주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을 드러내거나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들을 네이버가 제공해주겠다는 것이다. 이는 네이버가 첫 번째 커넥트 행사 때부터 계속 강조해 왔던 내용이기도 하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이를 ‘테크큐브’라고 이름 붙였다. 한 대표는 “네이버는 검색부터 창작 도구, 추천 기능과 데이터 분석 도구 등 다양한 테크큐브를 이미 제공하고 있다”며 “인플루언서 검색도 창작자들이 선택해 활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테크큐브”라고 설명했다.
내년부터는 네이버를 통한 수익화 방식에서도 창작자와 사업자의 선택권이 넓어진다. 예를 들어 특정 콘텐츠에 클릭 수 기반 광고비를 받을 것인지, 포인트로 후원 받을 것인지, 콘텐츠 구매를 유도할 것인지 등을 창작자가 직접 결정할 수 있게 된다. 한 대표는 “네이버가 직접 사용자 간 관계 설정을 해주기보다는 창작자나 사업자가 직접 사용자와 만나는 방식을 결정할 수 있도록 기술적 기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적절한 보상 체계가 갖춰지면 그에 맞춰 높은 품질의 블로그나 동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인플루언서들이 네이버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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