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ㆍ태블릿PC… 초중고 교사들 금품수수 5년간 13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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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ㆍ태블릿PC… 초중고 교사들 금품수수 5년간 13억원

입력
2019.10.08 17:11
수정
2019.10.08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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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2014~2019년 151건 적발

삽화=김경진 기자

서울 강남구의 한 사립고등학교 교사 A씨는 2015년 특정 학생의 평가를 잘 해달라는 명목으로 학부모에게 34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 학부모 카드로 회식비를 결제하고 따로 현금도 받았다. 하지만 해당 교사는 경징계에 해당하는 감봉 조치만 받았을 뿐 여전히 교단에 서있다.

최근 5년간 적발된 초중고교 교사의 금품 수수 금액이 13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은 ‘교사 금품 비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초중고교 교사의 금품 수수 비위는 2014~2019년 현재까지 151건이 적발됐다. 금액으로 따지면 13억4,264만원 규모다. 현금은 물론 항공권과 태블릿PC, OK캐쉬백 포인트까지 품목도 다양했다.

‘우리 애를 잘 봐달라’는 학부모의 촌지 외에도 교원 채용, 급식 납품 등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교사도 많았다. 서울의 한 사립고 교사는 2014~2016년 급식과 관련, 한 식품제조업체로부터 현금으로 환급할 수 있는 OK캐쉬백 포인트 117만원을 적립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경기의 한 사립고 교사 4명은 2012년 그 해 국어과 교과서로 선정된 출판사로부터 감사의 표시로 73만원 상당의 태블릿PC를 받았다. 2016년 서울의 한 사립고에선 교직원 채용 보장을 명목으로 1억원을 받은 교사도 있었다. 학부모에게 교장에게 줄 37만원 상당의 제주도 항공권을 대신 요구한 사례(부산의 한 공립고 교사)도 있었다.

금품 수수 비위는 초중고 중에서도 고등학교에 집중해 나타났다. 적발 금액의 91%(12억1,982만원), 적발 건수의 44.0%(65건)가 고등학교에서 발생했다. 고등학교 교사가 갈수록 대학 입학에서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학교생활기록부를 작성하는 만큼, 이 같은 금품 수수는 입시 비리와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일례로 2013년 7월 서울의 한 사립고에서는 학생의 대입 수시 추천서 작성과 관련해 학부모로부터 1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교사가 적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비위 발생 건수의 절반이 넘는 54.2%(84건)는 감봉, 견책, 경고 등 솜방망이 처벌로 끝났다. 이로 인해 비위를 저지르고도 대부분의 교사가 교단에 남아 있을 수 있었다.

박 의원은 “교육당국의 부실한 처벌, 무책임한 관리가 교사들의 비위를 키워온 셈”이라며 “고교 교사는 대입 전형에 활용되는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에 큰 영향력 발휘하는 만큼 대입 공정성 차원에서라도 교사 금품 수수 비위를 근절할 수 있는 대책이 조속히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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