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여력 있는데도 임금 인상안 안 나와”
사측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 당장 어려워”
현대미포조선 노조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에서 난항을 겪자 8일 확대간부 중심의 부분 파업 이어 오는 11일엔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부분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노조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집행부와 대의원 등 간부 수십명이 4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단행했다. 이들 간부는 이날 울산 동구 본사 해양공장 앞에서 집회를 가지는 등 파업 일정을 진행했다. 이 회사 노조 간부 파업은 1996년 이후 처음이다.
노조 측은 "23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지만 회사 측이 임금을 비롯한 고용보장 등에 대한 별다른 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사측이 구성원과 동반 성장할 의지가 있다면 하루 빨리 결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파업은 사측에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상징적 차원에서 진행돼 실제 생산 차질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이 10일까지 교섭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오는 11일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부분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럴 경우 지난해까지 이어온 무분규 기록이 22년 만에 깨지게 된다.
노조는 사측이 올해 상반기 58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여력이 있는데도 내년 경기 하락을 우려해 임금 인상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12만3,867원(호봉승급분 별도) 인상, 성과급 250%+α, 연차별 임금 격차 조정, 총 고용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최근 대내외 경영환경이 급격히 악화, 노조가 만족할 만한 수준의 안을 당장 마련하는 게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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