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유지 들어가는 혈세 많다는 지적 의식한 조치
스웨덴 국왕이 자신의 손주 5명에 대해 왕실 일원 목록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왕족들에게 들어가는 세금이 많다는 세간의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은 왕실 성명을 통해 칼 필립 왕자의 두 아들과 딸 마들렌 공주의 세 자녀에게 스웨덴 왕족으로 받는 직함과 금전적 혜택을 주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왕위 계승자인 빅토리아 공주와 다니엘 왕자 부부의 자녀인 에스텔레 공주와 오스카 왕자는 왕실 적통을 유지한다.
왕족 혜택에서 배제된 구스타프 국왕의 손주들은 모두 1~5세 영유아다. 이번 조치에 따라 이들은 앞으로 왕족 직함을 사용할 수 없으며 왕실 일원에게 제공되던 봉급도 수령할 수 없게 된다. 당연히 왕실 의무도 따를 필요가 없지만, 왕실 구성원에게 주어지는 공작 작위와 왕위를 물려받을 수 있는 자격은 유지된다. 즉 왕족이라는 상징적 이름만 놔두고 각종 금전적 혜택에서는 배제되는 셈이다.
스웨덴 왕실의 이 같은 조치는 왕실에 들어가는 국민 혈세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왕실 전문가인 로저 룬드그렌은 “수년 전 의회가 군주제와 관련, 몇 가지 원칙을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그중 하나가 ‘왕실의 규모’였다”고 설명했다. 국왕으로서는 자신이 먼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역사학자인 딕 해리슨도 “스웨덴 왕가 규모는 지난 100년간 계속해서 커져 왔다”며 “국왕의 이번 결정은 왕실에 대한 현대 사회의 요구에 호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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