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1승 만을 남겨놓은 키움이 준플레이오프(5전3승제)를 3차전에서 끝내기 위해 좌완 영건 이승호(20)를 선발로 내보낸다.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린 LG는 와일드카드결정전 최우수선수(MVP) 케이시 켈리(30)를 앞세워 반격을 노린다.
두 팀은 9일 오후 2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른다. 안방 고척스카이돔에서 1, 2차전을 쓸어 담아 여유가 생긴 키움은 올해 11승(5패 평균자책점 3.38)을 거둔 ‘토종 에이스’ 최원태(22)가 아닌 3년차 투수 이승호를 3차전 선발로 택했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정규시즌 LG전 성적을 우선 고려했다. 이승호는 올 시즌 8승5패 평균자책점 4.48에 그쳤지만 LG를 상대로 한 차례 완봉승 포함,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반면 최원태는 4차례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4.24에 그쳤다. 장 감독은 “이승호가 완봉을 한 적도 있고, 모든 지표에서 최원태보다 낫다”며 “그래서 이승호를 먼저 선발로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승호는 큰 경기 경험이 적지만 9월 한달 간 흐름이 좋았다. 9월 3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 던지며 2승 평균자책점 0.50을 찍고 이달의 투수상을 받았다. 또 지난 5월 8일 LG전에서 9이닝 6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완봉승을 거둔 좋은 기억도 있다. 키움은 만약 3차전을 내주더라도 4차전에 최원태를 투입할 수 있어 4선발 자원이 약한 LG보다 유리한 상황이다.
1패만 더 하면 탈락하는 LG는 ‘최후의 보루’ 켈리만 바라본다. 올해 KBO리그 무대를 처음 밟은 켈리는 29경기에서 14승12패 평균자책점 2.55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LG의 첫 포스트시즌 경기였던 3일 NC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6.2이닝 3피안타(1홈런) 1볼넷 3탈삼진 1실점 역투로 팀의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며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류중일 LG 감독은 “잠실에서 총력을 다하겠다”며 “켈리를 앞세워 경기를 잡고 다시 고척으로 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켈리는 이번 시즌 키움전에 한 차례 선발 등판해 패전 투수가 됐지만 6이닝 6피안타(1홈런) 2실점(1자책)으로 제 몫을 다했다.
1, 2차전에서 불펜이 무너져 모두 끝내기 패배를 당한 LG는 상황에 따라 1차전 선발 타일러 윌슨을 켈리 뒤에 준비시킬 수도 있다. 윌슨은 6일 1차전에서 8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류 감독은 윌슨의 불펜 투입에 대해 “코치진과 회의를 해야 한다”면서 “가능하다면 (선발) 뒤에 붙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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