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들. 왼쪽부터 그레그 L 시멘사, 피터 J 래트클리프, 윌리엄 G 케얼린. 노벨상위원회 유튜브 생방송 캡처
‘ 산소 부족에도 살아남는 세포’ 규명해 암 치료 해법 제시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미국과 영국의 세포학자들에게 돌아갔다. 7일(현지시간)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노벨위원회는 올해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윌리엄 캐얼린(62)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그레그 시멘사(63) 미국 존스 홉킨스 의대 교수, 영국 런던 프랜시스크릭 연구소 피터 래트클리프(68)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이들 학자들은 신체 내 세포가 산소 공급의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뒷받침하는 ‘분자 매커니즘’을 규명해 인류가 빈혈, 암, 그리고 많은 질병과 맞서 싸울 수 있는 전도유망한 새로운 방법들을 위한 길을 제시했다”며 선정사유를 설명했다.

캐얼린 교수는 세포에서의 저산소증(hypoxia) 반응을 최초로 규명했고, 시멘사 교수는 암 세포가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 HIF-1α’를 발견했다. 래트클리프 교수는 적혈구 생성촉진 호르몬인 에리스로포이에틴(erythropoietin)에 대한 연구를 통해 에리스로포이에틴 생성에 관여하는 저산소 유도인자(HIF)를 활성화하고 적혈구 생성을 높이는 과정을 규명했다. 이들은 이런 연구성과로 2016년에 미국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알버트 래스커상’을 수상해 연구업적을 인정받았다.

제갈동욱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인체는 고산지대, 빈혈 등 환경과 신체변화가 발생하면 세포의 산소요구도가 변화하는데 이들 학자들은 저산소 상황에서 에리스로포이에틴 (erythropoietin)이 신장에서 분비돼 적혈구 조혈이 촉진되는 것을 규명했다”며 “에리스로포이에틴 분자는 빈혈치료제로 만들어져 빈혈 환자는 물론 신장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빈혈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연구는 미래 암 치료 연구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암세포는 저산소 상황에서도 성장을 하는데 이는 ‘HIF-1α’가 작용해 암세포가 저산소 상황에 적응해 성장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대호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이들의 연구를 통해 종양세포가 산소가 없는 상태가 되면 치료에 저항성을 갖게 되는 사실이 규명됐다”며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할 때 암세포가 저산소 상태에 빠져 항암 치료효과가 나지 않을 때 어떻게 치료효과를 향상시켜야 할지에 대한 해답을 얻게 됐다”고 연구의미를 설명했다. 상금은 900만크로나(약 10억9,000만원) 로 세 사람이 나눠 갖는다. 시상식은 12월 10일에 열린다. 세 사람의 공동수상으로 노벨 생리의학상은 2017년 이후 3년 연속으로 공동수상자를 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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