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2017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보다 2.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다 기록인 7억914만톤이고, 전년 대비 증가율도 2011년 이후 가장 높다. 2013년 이후 정체 현상을 보이던 배출량이 크게 늘어나자 2030년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강도 높은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환경부 소속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국가 온실가스 통계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2017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7억914만톤으로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그동안 가장 많은 배출량을 기록한 2013년 6억9,670만톤을 뛰어넘어 처음으로 7억톤을 넘겼다. 2016년(6억9,257만톤)에 비하면 1,657만톤 증가했다.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의 주범은 석탄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크게 늘어난 분야는 전기ㆍ열 생산으로 전년보다 860톤(전년 대비 3.5% 증가)이 늘었고, 철강 분야에선 610만톤(전년 대비 6.5% 증가)이 증가했다. 불소계 온실가스에선 전년 대비 20.6% 늘어난 310만톤이 증가했다.
전기ㆍ열 생산 부문의 배출량을 보면 석탄에서 가장 많은 1,260만톤이 늘었고, 가스도 110만톤이 증가했다. 석유는 520만톤 줄었다. 2017년 현 정부가 추진한 노후석탄발전소 조기 폐지 정책에 따라 일부 설비가 폐지됐는데도 석탄의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한 주요 원인은 이전 정부에서 허가 받은 설비가 신규로 설치됐기 때문이다. 현 정부에서는 서천 1ㆍ2호기가 폐지되고, 영동 1호기는 바이오연료로 전환됐다. 하지만 북평 1ㆍ2호기와 신보령 1ㆍ2호기, 삼척그린 2호기, 태안 10호기 등 6기가 신설됐다.
철강 부문 배출량 증가는 대부분 원료탄 사용 증가로 인해 발생했다. 철강 제품의 수출 회복에 따른 조강 생산량 증가 영향 탓에 원료탄 사용이 증가했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불소계 온실가스 부문에서는 냉매가스(220만톤 증가) 및 공정가스(130만톤) 배출량 증가로 인해 발생했다. 이는 냉방ㆍ냉장기 생산 증가에 따른 냉매 가스 수입량 증가, 반도체ㆍ디스플레이 호황에 따른 불소계 가스 구입 증가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온실가스 배출 비중을 분야별로 보면 에너지가 86.8%로 가장 컸다. 이어 산업공정 7.9%, 농업 2.9%, 폐기물 2.4% 등이었다.
에너지 분야 배출량은 국가 총배출량의 86.8%에 해당하는 6억1,580만톤으로 전년 대비 2.2% 늘었다. 산업공정 분야는 5,600만톤으로 전년 대비 6% 증가했다. 농업 분야는 2,40만톤으로 전년 대비 0.3% 줄었다. 폐기물 분야는 1,680만톤으로 전년 대비 2.0% 늘었다.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1년 전년 대비 4.04%가 증가한 이후 줄곧 1% 안팎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6년 만에 가장 큰 폭인 2.4%가 증가하면서 우리나라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 적신호가 켜졌다.
온실가스 배출이 크게 늘면서 2015년 내놓은 2030년 목표치와는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졌다. 당시 정부는 2030년 배출전망치(BAU)인 8억5,080만톤 대비 37%를 줄인 5억3600만톤을 맞추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2009년에는 2020년 기준 BAU 대비 30%를 줄인 5억4,300만톤을 목표로 내건 바 있다.
2014년 이후 2016년까지 소폭 감소했던 1인낭 배출량도 13.8톤으로 2016년에 비해 2.1% 증가했다. 1인당 배출량은 2013년 13.8톤이었다가 2014년 13.6톤, 2015년 13.6톤, 2016년 13.5톤으로 줄었다. 다만, 국내 총생산(GDP)당 배출량은 줄어 ‘GDP 10억원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459톤) 대비 0.7% 감소한 456톤으로, 1990년 이후 계속 하락하며 2017년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홍동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가 둔화되었지만, 2017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다소 증가하여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국가 전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