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 마이크를 찬 유도훈 감독이 선수들에게 손가락 3개를 들어 "쓰리 포인트는 안 돼"라고 주문하고 있다. KBL 제공

프로농구가 달라졌다. 인기 회복을 위해 감독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팬들과 거리를 좁히려는 다양한 시도로 현장과 온라인에서 호평을 받았다. 개막 현장을 찾은 평균 관중도 4.573명으로 직전 시즌(4,178명)보다 늘었다.

농구 인기가 점점 하락하는 추세에 사령탑들이 팬들에게 먼저 다가갔다. 지난 시즌 인천 전자랜드를 창단 후 처음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올려놓은 유도훈(52) 감독은 국내 프로 감독 최초로 경기 중 몸에 마이크를 차고 경기를 지휘했다. 주관방송사 스포티비와 협의를 거쳐 경기 중 일어나는 작전 지시와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반응 등 색다른 영상을 팬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유 감독이 흔쾌히 수락한 것이다.

유 감독의 현장 어록은 인터넷 동영상으로 전파되며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수 년 전 전주 KCC와 경기 중 3점슛 성공률이 떨어지는 상대 신명호를 두고 선수들에게 “신명호는 (수비하지 말고) 놔두라고” 지시하는 장면은 조회수 240만을 넘겼다. 졸지에 농구를 모르는 일반인도 선수 신명호는 알게 될 정도가 됐다. 또 지난 시즌엔 작전 타임 도중 “떡 사세요”라는 표현으로 관심을 끌었다. 공을 머리에 올린 채 외국인 선수에게 패스할 기회만 찾는 국내 선수들을 지적하는 발언이었다.

지난 6일 서울 삼성과 홈 개막전을 마친 뒤 공개된 유 감독의 육성은 역시 생동감이 넘쳤다. 경기 중 상대 선수를 놓친 김낙현을 부른 유 감독은 “수비 왜 안 해? 할 거야, 안 할 거야”라고 꾸짖었다. 김낙현이 “할 게요”라고 하자 “오케이”라며 코트로 돌려보냈다. 경기 막판 승기를 잡는 3점슛이 터진 뒤엔 양쪽 손가락 3개를 위로 들어올리고 “쓰리 포인트 (맞으면) 안 돼”라고 다급한 목소리로 지휘했다. 유 감독은 경기 후 중계방송사 인터뷰에서 “육성이나 행동이 편집을 잘해서 나간다면 팬들이 뭐 하나라도 (농구를)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 중인 현주엽 LG 감독. KBS 방송 캡처

창원 LG를 이끌고 있는 현주엽(44) 감독은 예능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일상을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현 감독의 ‘먹방(먹는 방송)’과 선수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재미를 줬다. 현 감독은 예능 출연의 장점으로 “(팬들이) 선수들을 많이 알아봐준다.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우여곡절 끝에 코트로 돌아온 전창진(56) 전주 KCC 감독은 팬과 함께하는 저녁 식사를 깜짝 제안했다. 구단은 감독의 뜻을 받아들여 홈 경기 전날 저녁에 5명을 초청하기로 했다. KCC 관계자는 “감독님이 팬들과 스킨십을 하고 싶어해 갑자기 진행하는 행사”라며 “친구처럼 조촐한 한끼를 먹는 것인데, 이런 행사를 해본 적이 없어 팬들의 사연을 접수 받아 진행하려고 한다. 자세한 신청 방법은 추후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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