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연간 출생아 수가 사상 처음으로 90만명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연간 100만명이 붕괴된 2016년 이후 3년 만으로, 일본에서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경제 성장과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7일 보도했다.
후생노동성의 인구동태통계(잠정치)에 따르면, 올 1~7월 출생아 수는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한 51만8,590명이었다. 2016년 이후 4년 연속 감소세이다. 이번 통계는 일본 내 외국인의 출산과 일본인의 해외 출산을 포함한 수치다. 지난해엔 3만명 정도였던 외국인 출산과 해외 출산을 제외한 일본 내 연간 출생아 수가 91만8,397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에도 출생아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외국인 출산을 포함해도 90만명에 이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2017년 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예상 출생아 수는 92만1,000명이었고 90만명 붕괴는 2021년(88만6,000명)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예상치와 비교하면 인구 감소세는 2년이나 빠른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저출산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는 제2차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주니어 세대’(1971년~1974년생)가 만 45세 이상이 되면서 가임 여성의 수가 급감한 것을 들 수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 인구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40대 여성 인구는 907만명이지만 30대와 20대에선 각각 696만명과 578만명으로 크게 줄어든다.
현재도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에서는 저출산이 가속화할수록 일부 업종의 인력난이 더욱 심각해지면서 경제의 잠재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현역 세대가 지불하는 보험료를 통해 고령자를 지원하는 사회보장제도의 틀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한국도 저출산 문제에서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일본에 비해서도 빠른 속도로 출산율이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9년 7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 1~7월 출생아 수는 18만3,78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했다. 또 지난해 출생아 수는 32만6,822명으로, 이러한 추세라면 연간 출생아 수가 사상 처음으로 30만명을 밑돌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의 합계 출산율(여성1 명이 평생 낳는 자녀의 수)은 지난해 0.98을 기록해 세계 최저 수준에 달했다. 일본은 1990년 1.54로 한국(1.57)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이후 증감을 반복하면서 지난해 1.42를 기록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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