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백두대간 통과 송전탑과 형평성 문제제기
“자의적 판단으로 제동”…10일 양양서 대규모 집회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를 비롯한 강원도의 현안이 환경부 문턱을 넘지 못해 좌초하는 모양새다. 급기야 최문순 지사를 비롯한 강원도 지휘부는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예산정책협의회에 관련 자료를 제출, 섭섭한 속내를 드러냈다.
강원도는 이날 오전 협의회에 앞서 배포한 자료를 통해 환경부가 지난달 제동을 건 오색 케이블카와 울진~가평 송전철탑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영월ㆍ평창ㆍ정선ㆍ홍천ㆍ횡성군 등 5개 지역을 관통하는 260개 송전탑과 선로(132㎞)의 경우 백두대간 통과로 인한 경관 지형 영향, 산양서식지 보존 문제 등 논란에도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이뤄진 반면, 이 보다 환경훼손이 덜한 오색 케이블카(지주 6개)에 제동을 건 것은 이중잣대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재판에서도 승소한 적법한 사업인 오색 케이블카를 환경부가 자의적으로 부동의 처리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는 게 강원도의 불만이다. 더구나 대규모 송전탑 건설사업이 해당 지역 주민들과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이뤄지지 않아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추석 연휴 이후 ‘총선시계’가 작동하기 시작하면서 정치권에서도 이를 민감하게 받아 들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송전탑의 경우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문제가 제기된 사항에 대해 다각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주민들은 단체 행동에 나선다.
양양군 사회단체인 ‘친환경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추진위원회’는 환경부의 오색 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 부동의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10일 갖는다. 양양군은 오색 케이블카가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의 희생양이 됐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날 집회엔 송전탑 설치에 반대하는 선로 통과 예정지역 주민들도 함께할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도는 또 이날 정책협의회에서 춘천에서 속초를 잇는 동서고속화철도(92.52㎞) 전력환경영향평가 협의가 1년 6개월간 이뤄져 사업비가 늘어나고 완공시점이 늦춰질 우려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환경영향평가 절차에서 부동의 결론이 난 화천 산촌형 소득형 주택을 비롯 △춘천 레고랜드 층고 제한 △원주ㆍ횡성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 협의 지연 △한강수계 2단계 수질오염 총량제 논란 등 환경부가 7개 사업에서 과도하거나 자의적인 기준을 적용,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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