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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만난 바이든 샌더스 사이로… 워런, 민주당 간판으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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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만난 바이든 샌더스 사이로… 워런, 민주당 간판으로 떠오른다

입력
2019.10.06 17:51
수정
2019.10.06 19:0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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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워런(민주ㆍ메사추세츠) 상원의원이 4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국제서비스종사자노동조합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엘리자베스 워런(민주ㆍ메사추세츠) 상원의원이 4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국제서비스종사자노동조합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올해 초까지만 해도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레이스에 뛰어든 후보들 가운데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던 엘리자베스 워런(민주ㆍ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 위기로 몰아넣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민주당 후보 중 가장 앞서가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워런 의원이 민주당의 ‘간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경선에서 강력한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무소속ㆍ버몬트) 상원의원의 건강 문제가 불거지면서 워런 의원의 기세는 더욱 심상치 않은 분위기이다. 워싱턴 정가는 탄핵정국의 혼란 속에 홀로 치고 나가기 시작한 워런 의원에 본격적으로 주목하기 시작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힐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샌드위치’ 신세에 빠졌다고 전했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 측이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를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연관 지으려 노력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수백만 달러를 들여 아이오와ㆍ뉴햄프셔ㆍ네바다ㆍ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에서 바이든 부통령 관련 의혹을 확산시키기 위한 TV 광고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힐은 덧붙였다.

샌더스 의원은 최근 심근경색 진단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건강 문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AP통신은 4일(현지시간) 샌더스 선거캠프가 이날 주치의 성명을 통해 “샌더스 의원이 1일 유세 도중 가슴 통증을 호소해 심근경색 진단을 받았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주치의에 따르면 샌더스 의원은 병원에서 스텐트 2개를 성공적으로 삽입해 동맥 폐색 치료를 받았으며 “샌더스 의원이 입원한 며칠 동안 상태가 기대한 만큼 호전돼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샌더스 의원이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19명 중 최고령(78세)인 만큼 건강 문제는 오는 15일 4차 민주당 경선 후보 토론회에서 주요 쟁점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일로 선거전에서 ‘늙음’에 대한 논의가 피할 수 없는 이슈가 됐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민주당 상위권 대선 주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은 76세, 워런 의원은 70세이며 트럼프 대통령도 73세로 양당 주요 후보들은 모두 70대다.

민주당 경선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던 두 후보에게 악재가 닥치면서 워런 의원에게 반사 이익이 돌아오고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샌더스 의원은 물론 바이든 전 부통령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젊은’ 나이인 데다 건강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으며 바이든 전 부통령처럼 권력형 외압 의혹에도 휩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밀한 정책 기획력이 뒷받침되면서 워런 의원의 저력이 돋보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달 30일 현재 바이든 전 부통령이 내놓은 정책이 10개에 불과한 반면, 워런 의원은 출마를 공식화한 지난 1월 이후 1주일에 한 개꼴인 45개의 정책을 내놨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1일 보도했다.

워런 의원의 지지율도 급상승하고 있다. 몬머스대 조사에 따르면 워런 의원은 지난 1월 조사에서는 민주당 성향 등록 유권자 중 8% 지지를 얻는 데 그쳤으나 5월 10%대로 진입한 뒤 급격히 상승해 9월 말 조사에서는 28%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30% 안팎의 지지를 꾸준히 얻어 오던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세가 8월 들어 10%대로 꺾이면서 워런 의원의 상승세는 두드러진다. 샌더스 의원이 10% 중후반에서 20% 중반 사이 지지에서 정체된 것과도 차이를 보인다.

미국 공영 라디오 NPR는 4일 7월에서 9월 사이 워런 의원이 2,460만달러(약 293억원)을 모금해 샌더스 의원의 모금액 2,530만달러에 이어 민주당 후보들 가운데 두 번째 자리에 올랐다고 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피터 부티지지 사우스벤드 시장의 모금액 1,900만달러에도 뒤진 1,520만달러에 그쳤다. 미국 인터넷 매체인 쿼츠는 “워런 의원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6일 보도하면서 “경쟁자들이 곤경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걱정하는 유권자들을 흡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워런의 계획이 모두 현실로 이뤄진다면 (워런은) 곧 백악관으로 이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 보도를 내놨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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