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검찰개혁 집회 싸고 한국당 “관제 집회”민주당 “국민의 뜻”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광장의 정치’에 여야가 깊숙이 개입하면서 두 달째 이어지는 ‘조국 정국’의 출구가 가로막혔다. 여야 모두 ‘집회 참여 인원=정치적 정당성’이라는 오류에 빠져 ‘내 편’이 참여한 집회에만 의미를 부여하고 ‘네 편’의 집회는 평가절하하는 ‘분열의 정치’를 하는 탓이다.
자유한국당은 5일 서울 서초동에서 열린 ‘검찰개혁 촛불집회’에 일주일 전보다 많은 인원이 모인 것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검찰개혁을 표방한 ‘조국 비호 집회’는 대통령과 청와대, 집권당이 앞장선 사실상의 관제집회”라고 깎아 내렸다. 전 대변인은 조 장관이 자신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한 때 서초동 집회 사진으로 바꾸는 등 ‘사진 정치’를 하는 사실을 거론하며 “여론을 선동하고 자신의 지지세력에 기대려고 하는 모양새를 보니, 역대급 위선자답다”고 꼬집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치범으로 억울하게 몰린 DJ(김대중 전 대통령)를 옹호하는 집회는 수없이 봐 왔지만, 가족 범죄단으로 조사 받고 있는 형사 범죄자를 옹호하는 파렴치한 집회는 처음 봤다”고 비난했다.
주말인 12일엔 서울에서 여야의 노골적 세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개천절 ‘조국 반대 집회’의 ‘흥행’에 고무된 한국당은 12일 서울 광화문ㆍ서울역 일대에서 대규모 장외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같은 날 서초동에선 진보진영이 주도하는 ‘검찰개혁 집회’가 열린다.
한국당은 “대한민국에 중요한 국정은 오갈 데 없고 ‘조국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책임은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집권 여당에 있다”며 분열의 책임을 조 장관의 거취를 정리하지 않는 여권에 돌렸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서초동 촛불집회는 범보수 진영과의 세 싸움이 아니라, 검찰개혁의 시대적 당위성을 드러내는 국민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어제 집회는 2016년 광화문 촛불집회의 연장”이라며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공감하는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 광장 민주주의의 부활”이라고 말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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