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저팬’ 운동에 올해는 일본 피해가 한국의 9배
최근 4년간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보다 3배 가량 돈을 더 많이 쓴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일본을 찾은 한국인 수도 한국을 향한 일본인의 2.5배였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한국을 상대로 수출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올 여름휴가(7, 8월) 동안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급감, 양국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의 피해가 한국에 비해 9배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두관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제출 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5~2018년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여행객은 939만5,649명이었던 데 반해 한국인의 일본 여행은 2,377만1,787명으로 집계됐다. 일본을 찾은 한국인이 한국을 찾은 일본인보다 1,437만명 많았다는 얘기다.
돈 씀씀이도 차이가 컸다. 같은 기간 한국인 여행객이 일본에서 쓴 금액은 4년간 18조8,158억원, 일본인 여행객이 한국에 와서 사용한 금액은 6조4,453억원이었다. 여행수지 적자금액이 4년간 12조3,705억원, 연간 3조1,00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여행객 1인당 평균 소비액도 방일 한국인 관광객(79만1,520원)이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68만5,990원)보다 10만5,530원 많았다. 케이팝 열풍과 드라마ㆍ영화 해외 수출 등 한류의 세계적인 확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본의 풍부한 관광 자원에 밀리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최근엔 상황이 급변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올해 여름 휴가철(7~8월) 한일 여행의 경제적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로 국내에서 ‘노 재팬’ 운동이 확대되면서 올해 7~8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87만400명)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6% 급감했다.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60만4,482명으로 10.3% 증가했는데, 한국경제연구원은 “7~8월 중 방한 일본인이 증가한 건 예약취소 경향이 적은 특유의 예약문화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국 여행객 급감 여파로 일본의 생산유발액은 숙박업 1,188억원, 음식서비스 1,019억원 등에서 3,537억원이 줄었다. 한국의 생산유발 감소액(399억원)의 9배에 달하는 규모다. 부가가치유발액 감소는 1,784억원으로 한국(54억원)의 33배였다. 취업유발인원 역시 2,589명 감소했다.
대일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줄어들 전망이지만 해외 여행객의 지갑을 열 관광 자원 개발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김 의원은 “국내 중소도시의 관광상품 개발과 지역 특색 활성화 등 대책마련과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혁신성장실장은 “양국 관계 악화가 지속돼 방한 일본인 관광객마저 줄어들 경우 국내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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