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네티즌 “중국군 투입해 빨리 진압을” 홍콩 때리기 동참
중국은 홍콩 정부가 5일 ‘복면금지법’을 시행하자 “폭도를 뿌리 뽑을 당연한 조치”라고 맞장구를 치며 가세했다. 특히 시위대가 중국인 은행원을 폭행한 것을 놓고 온라인 공간에서 분노를 표출하며 홍콩 민주화 시위를 향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장젠쭝(張建宗) 홍콩 정무사 사장은 6일 담화를 통해 “지난 수개월간 시위가 극단적인 폭력과 충돌로 번졌다”며 “홍콩의 절박한 상황을 감안해 복면을 금지하는 것 외에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5일 관영 환구시보는 “폭력 시위가 여전했지만 법 시행 이전에 비해 전체 규모는 확연히 줄었다”면서 “야간 시위에서 절반 가까이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중국 매체들은 심지어 “폭도들이 마스크 대신 얼굴에 물감을 바르고 모자를 쓴다는 첩보를 입수한 덕에 복면금지법에 금지사항으로 ‘물감’이 포함된 것”이라고도 했다. 중국과 홍콩의 공조로 시위대가 빠져나갈 구멍을 원천 차단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중국 CCTV 아나운서 어우양샤단(欧阳夏丹)은 5일 밤 뉴스를 통해 “폭도들이 지금은 신이 나서 파괴하고 있지만 곧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저들이 마스크뿐 아니라 눈과 마음을 가린 편견을 벗지 않는다면 반드시 앞길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네티즌도 ‘홍콩 때리기’에 동참했다. 4일 JP모건체이스에 근무하는 중국인이 은행 건물 앞에서 시위대에게 폭행당하는 동영상이 공개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것이 홍콩이 원하는 자유민주주의인가”라며 “인민군을 투입해 하루빨리 폭도를 진압해야 한다”는 성토의 글이 이어졌다. 디자인 공모전에서 홍콩 시위를 주제로 한 작품이 입상한 미국 스포츠 브랜드 ‘반스’와 구단주가 트윗에 시위대를 지지하는 글을 올린 미 프로농구(NBA) 휴스턴 로케츠는 중국 네티즌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다만 홍콩이 위기상황은 맞지만, 그렇다고 계엄에 준하는 비상사태는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키려 애썼다. 폭력 시위를 차단하려다 홍콩 경제가 회복 불능으로 치닫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에 6일 함께 담화를 낸 천마오보(陳茂波) 재정사 사장은 “홍콩 정부는 외환 통제를 하지 않고, 홍콩 달러를 자유롭게 환전할 수 있고, 자금의 흐름과 출입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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