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아시아영화인상 수상 소감을 전하면서 촬영 과정에 대해서도 털어놔 눈길을 모았다.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는 영화 ‘파비엔느에 관한 진실’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전양준 집행위원장이 참석했다.
‘파비엔느에 관한 진실’은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올해 한국영화 100주년이라는 경사스러운 해에 의미 있는 상을 받게 돼서 굉장히 기뻤다”며 “부산국제영화제는 제가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이후 같은 세월을 걸어온 영화제다. 숱한 고난을 극복해온 영화제기에 영광으로 생각하고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그가 모국어로 연출하지 않은 첫 번째 작품이다. 해외 올로케이션으로 진행됐으며, 배우 까뜨린느 드뇌브·줄리엣 비노쉬·에단 호크가 출연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제가 일본어 밖에 못하기 때문에 초반에는 커뮤니케이션 부분을 잘 극복할 수 있을지 과제로 느껴졌다. 그런데 뛰어난 통역사 분을 만나게 됐고, 그 분께서 6개월 간 현장에 쭉 함께 해주셨다. 도움을 받았던 부분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보다 더욱 의식했던 것은 가능한 한 직접 언어로 소통하지 못하기 때문에 손편지를 많이 써서 배우 분들께 전달을 했다. 제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글로 남겨서 배우 분들께 그런 식으로 전달 했었다. 이 방식은 일본에서도 평소에 하고 있는 방법이다. 외국에서 촬영하는 만큼 의식적으로 손편지 분량을 늘려 의사소통을 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한국 배우 배두나와의 작업에 대해서도 언급해 눈길을 모았다. 감독은 “배두나 씨와 작업을 한 적이 있는데 서로 공통 언어가 없었다. 하지만 함께 촬영해 가면서 서로 어떤 부분을 바라고, 결여돼있는 점에 대해 촬영을 거듭할 수록 언어가 필요 없이 의사소통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언어를 넘어서서 서로가 다음에 어떤 길로 나아갈지 보조를 맞출 수 있었다. 이번에도 일어났다. 이런 것이 영화를 만드는 것의 재미가 아닌가 싶다. 언어를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밝혔다.
부산=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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