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장우혁이 베테랑 퍼포머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장우혁은 지난달 3일 '스테이(STAY)'에 이어 이달 4일 신곡 '위캔드(WEEKAND)'를 발매하고 8년 만의 솔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위캔드'에는 장우혁보다 한참 어린 1990년대생 작곡가와 안무가가 참여했다. 장우혁은 영원한 아이돌 H.O.T. 멤버이자 데뷔 24년차 가요계 선배로서 '위캔드' 활동을 통해 또 하나의 귀감을 보여주고 있다.
H.O.T. 콘서트와 각종 음악 방송으로 공개된 '위캔드' 무대는 현재진행형 댄스 가수다운 장우혁의 파워와 센스가 돋보인다. 장우혁은 "1996년생 안무가에게 맡긴 퍼포먼스다. 1996년도에 데뷔한 제가 새로운 무언가를 얻고 싶어서 남의 감성을 받아들여봤다. 춤 장르가 기존에 하던 것과 달라서인지 의외로 며칠 동안 습득이 안 되더라"는 비화를 밝혔다.
이번 컴백을 준비하면서 장우혁은 춤에는 바운스를 덜어내고 노래에서도 악센트를 빼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트렌드에 대해 장우혁은 "제가 쉬는 동안 녹음 방식이 달라졌나보다. 어린 작곡가가 '가볍게 하라'길래 대충 했더니 요즘은 그게 맞는 거라고 하더라. 저 자신부터 이런 달라진 뉘앙스에 적응하기 위해 계속 질문을 던졌다"고 전했다.
데뷔 24년차가 자신의 것을 내려놓는다는 건 그 자체로 쉽지 않다. 그럼에도 장우혁은 "일부러 어린 친구들과 작업한 건 아니지만, 저보다 젊은 감각을 만나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고 싶었다. 사실 어린 작곡가와 안무가가 보기에는 제가 너무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그래서 굉장히 조심하고, 말을 많이 줄이고, 뭐를 자주 사줬다"라며 웃어 보였다.
농담과 함께 한 말이었지만, 여기에서 장우혁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었다. 장우혁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스스로의 '꼰대스러움'과 싸우고 있다. 가수로서의 저는 프로이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 요즘 감성에 있어서 받아들여야 할 부분도 많고, 최대한 냉정하게 저 자신을 체크하려 한다. 결과물을 봐주실 팬 분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런 마음가짐 덕분에 댄스 가수 장우혁을 더 길게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장우혁은 "지금 소망은 50세 넘어서까지 댄스 가수로 살고 싶은데, 사실 아직은 애매모호하다. 그래도 얼마 전에 병원에서 '지금처럼만 철저하게 관리하면 향후 10년까지 춤을 출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술, 담배를 안 하는 것도 저의 건강을 위한 습관"이라고 말했다.
더 긴 댄스 가수로서의 활동을 앞둔 장우혁의 목표는 무엇일까. 장우혁은 "계속 다양한 음악과 춤으로 저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명쾌하게 답했다. 그 원동력은 팬들의 응원소리고, 방법은 오는 11월 말부터 또 이어질 다채로운 공연이다. 장우혁은 "아직 못 다 이룬 게 많지만, 더 엄청난 목표는 없다. 그저 열심히 준비해서 재밌게 놀고 싶다"고 소망했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