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도중 경찰 발포로 오른쪽 다리 다쳐
홍콩 당국이 장외 집회에서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을 발표한 당일, 14세 소년이 또 다시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다쳤다. 실탄 발포로 부상자가 발생한 것은 두 번째이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쯤 위안랑(元朗) 대로에서 복면금지법에 반대하는 시위 도중 14세 소년이 경찰이 쏜 총에 다리를 맞아 부상을 당했다. 총격으로 오른쪽 다리를 다친 소년은 즉시 툰먼 지역에 있는 한 병원으로 옮겨졌고, 이송 당시에는 의식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경찰은 가해 경찰관이 시위대 공격으로 위협을 받자 인파를 향해 발포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1일 중국 국경절을 맞아 홍콩 전역에서 진행된 ‘애도의 날’ 시위에서도 고교생 청즈젠(曾志健)이 왼쪽 가슴에 총을 맞고 입원했다. 그는 4시간에 걸친 탄환 적출 수술을 받고 안정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총기 유혈진압으로 인한 첫 부상자가 나오면서 홍콩 당국은 국내외 거센 비판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날 저녁에도 홍콩 곳곳에서는 시민 수천명이 복면금지법 시행에 항의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여 지하철 운행이 모두 중단됐다. 경찰은 최루가스를 쏘며 시위대 강제 해산에 나섰다. 홍콩 정부는 이날 공공집회나 시위 때 마스크, 가면 등의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을 5일 0시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를 어기면 최고 1년 징역형이나 2만5,000홍콩달러(380만원)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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