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배계규 화백의 이 사람] 결국 트럼프에 칼 뽑아 든 백전노장 낸시 펠로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배계규 화백의 이 사람] 결국 트럼프에 칼 뽑아 든 백전노장 낸시 펠로시

입력
2019.10.05 04:40
25면
0 0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배계규 화백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배계규 화백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탄핵 조사 착수 발표가 임박했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록 은폐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변명하며, 야당이 추진하는 총기규제 법안에도 협력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79세의 백전노장은 단호했다. “대통령님, 당신은 내가 운전하는 조타실 안으로 들어온 겁니다(Mr. President, you have come into my wheelhouse).”

미국 민주당의 선장으로 탄핵정국을 진두지휘하는 펠로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몇 안 되는 ‘맞수’로 꼽힌다. 나이가 6살 많을 뿐만 아니라, 2007년 첫 여성 하원의장을 거쳐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내는 등 워싱턴 경력만 놓고 봐도 훨씬 노련한 선배여서다. 더욱이 하원의장은 대통령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권한인 탄핵소추권을 쥔 자리다. 이런 이유로 이번 탄핵 조사는 ‘황제와 여제의 대결’이라 불리기도 한다.

법안 하나를 낼 때도 철저한 표 계산을 거쳐 ‘인간 검표기’로 통하는 펠로시는 그간 당 내외 비판에도 탄핵 추진을 주저해왔다. 그는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방해 정황이 나왔을 때 “국론 분열을 감수할 가치가 없는 인간”이라고 탄핵 요구를 일축했다. 2007년 하원의장 시절에도 이라크 전쟁을 벌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추진론이 일었지만 역풍 우려를 들어 반대했다.

CNN은 이번 결정을 ‘펠로시의 도박’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온건파 의원들까지 돌아서는 등 당내 탄핵 여론이 폭발하면서 리스크를 떠안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스캔들이 외교ㆍ안보 분야에 걸쳐있기 때문에 하원 정보위에서만 25년 경력을 쌓은 펠로시가 자신감을 느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미 CBS방송 여론조사 결과 탄핵에 찬성하는 미국인이 5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여론은 일단 펠로시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